[이 노래] 시월의 마지막 밤만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명곡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31일 06시 57분


사진제공|한국음반산업협회
사진제공|한국음반산업협회
■ 이용 - 잊혀진 계절

라디오 DJ들은 10월31일만 되면 고민에 빠진다. 이 노래를 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말이다. 틀자니 너무 식상하고, 안 틀자니 왠지 허전하다는 이유다. 그 노래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이 노래가 10월31일만 되면 거론되는 이유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시월의 마지막 밤을’이란 첫 소절 가사 때문만은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사랑의 아픔이 서정적 멜로디와 아름다운 노랫말에 담겨 가을 깊숙이 스며든 이별의 계절을 노래하고 있으니, 이 날만 되면 으레 듣게 되는 노래가 됐다.

1982년 발표된 ‘잊혀진 계절’의 원래 가사는 ‘9월의 마지막 밤’이었다. 비 내리는 9월의 마지막 날, 처량히 이별의 아픔을 겪은 작사가 박건호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래다. 하지만 음반 발매가 늦춰지면서 ‘시월의 마지막 밤’이 됐다. 작곡가 이범희는 애초 조영남에게 주려 했지만, 그가 거절하는 바람에 이용에게 돌아갔다. 당시 신인이던 이용은 ‘잊혀진 계절’ 하나로 1982년 조용필을 제치고 MBC 가수왕을 차지했다. 동아일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고, 주한 외신기자 선정 ‘올해의 가수상’을 받았다. 조영남은 뒤늦게 가사를 영어로 바꿔 취입하기도 했다.

‘잊혀진 계절’은 시대를 풍미한 것에 그치지 않고, 후배 가수들에 의해 불려지면서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범수 서영은 동방신기 국카스텐 레이나 신용재 산들(B1A4) V.O.S 화요비 등이 저마다의 색깔로 재해석했고, 아이유는 KBS 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속 오디션 장면에서 불렀다.

‘잊혀진 계절’ 말고도 가사나 제목에 날짜가 들어가는 곡들은 많다. 하지만 유독 이 노래만 특정한 날에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노래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되는 하루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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