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이찬호 병장, 국가유공자 지정요건에 해당”…축하 인사 봇물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5월 31일 13시 45분


코멘트
사진=이찬호 병장 페이스북 캡처
사진=이찬호 병장 페이스북 캡처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발생한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어 배우의 꿈을 접어야 했던 이찬호 예비역 병장(25)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찬호 병장의 사고를 알린 누리꾼들은 이 병장의 소셜미디어를 찾아 축하 글을 남기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8월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발생한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이찬호 병장이 국가유공자 지정요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이찬호 병장이 신청한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심사해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방부로부터 6개월 동안 치료비 지원을 받게 되는 이찬호 병장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되면 국방부의 지원 뒤 보훈처가 치료비 등을 책임지게 된다. 이 병장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 보훈처로부터 치료비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찬호 병장의 사연은 이달 중순 언론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확산하기 시작했다.

한 청원자는 18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장병을 치료해 주시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려 “작년 8월 철원에서 발생한 K-9 자주포 폭발 사고로 이찬호 병장은 전신 화상을 입고 10년을 키워온 배우의 꿈을 접었다”면서 “여태까지 9개월 동안 고통스러운 치료의 과정을 견뎠지만, 책임을 지겠다던 정부는 전역후 치료를 해줄지 불분명해 이 병장은 아직도 전역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나라에 있어서, 나라를 지키려다 죽거나 다친 군인보다 더 소중한 게 무엇이 있겠나. 이런 상해군인을 위해 쓰이는 제 세금은 한 푼도 아깝지 않다”면서 “심한 화상을 입은 장병의 치료를 전액 지원하고, 단순한 화상 치료를 넘어서 본래의 모습을 최대한 찾을 수 있도록 성형수술도 지원을 하고, 아직도 매일밤 폭발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악몽을 매일 꾸고 있을테니 PTSD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치료도 지원을 하고, 국가유공자로 지정을 해서 평생 일을 못해도 먹고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영내에서 발생한 사고로 승진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을 장교와 관료들을 대신해, 정부가 먼저 나서서 상이군인을 챙겨주시고 군인들의 사기도 증진해달라”며 “그것이 대통령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나라다운 나라’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31일 오후 1시 40분 현재 해당 청원은 27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넘어선 것.

이찬호 병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원 참여자가 20만 명이 넘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짧은 시간에 20만 돌파라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사실 이 시간이 오길 9개월 동안 간절하게 원했다”면서 “사건 초기부터 큰 관심을 보여주신 여러 많은 분들에게, 그리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이게 끝이 아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과 여러 언론사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꼭! 성취하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 바로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동생, 누군가의 형, 누군가의 오빠 끝으로 누군가의 애인... 군대에서 아픔을 겪은 모든 사람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다시는 제 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노력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보훈처의 입장 발표가 나온 뒤 누리꾼들은 이찬호 병장의 글에 축하 댓글을 남겼다. 페이스북 이용자 조** 씨는 “국가유공자로 지정된다는 기사 보았다”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 병장님 소식에 너무나 마음 아팠는데, 이제 치료에 온 마음 온 정성 다해 힘 써서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