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리콘밸리’ 마곡… 혁신 성장의 미래 짊어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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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래형 도시’ 마곡지구
마곡산업단지 ‘LG사이언스파크’ 국내 최대 융·복합 R&D단지로
LG-롯데-코오롱-에쓰오일 등 다양한 기업 핵심 연구소 입점
개장식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실리콘밸리 부럽지 않을 정도”

마곡지구 조감도. 서울시 제공
마곡지구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 내려 마곡중앙로를 따라 걷다 보면 거대한 연구단지가 나타난다. LG그룹이 총 4조 원을 들여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지은 국내 최대 융·복합 연구개발(R&D)단지 ‘LG사이언스파크’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각 계열사의 ‘두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곳은 LG그룹 R&D를 총괄하고, 미래 먹을거리 사업을 찾는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1990년대까지 논밭이 대부분이고, 비만 오면 진흙 밭이 돼 걸어 다니기도 힘들었던 서울 마곡 지역이 첨단산업 연구단지로 탈바꿈했다. 지금까지 마곡산업단지에 입주 계약을 한 기업은 총 136곳. 이 중 LG그룹, 코오롱그룹, 롯데그룹, 대한해운, 에쓰오일 등 41개 기업이 준공을 일부 마치고 입주를 끝냈다. LG그룹 관계자는 “LG사이언스파크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모여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창의적 발상을 통해 혁신을 주도하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LG그룹뿐 아니라 여러 기업 R&D 인력이 모이고 있는 마곡산업단지는 사실상 한국 기업의 두뇌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 m²(약 5만3000평) 부지에 총 20개 연구동이 들어섰다. 연면적 기준으로 여의도 총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이며 LG그룹이 투자한 금액만 4조 원에 이른다.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 화학 분야의 연구와 함께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자동차부품 △에너지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예를 들면 LG유플러스의 5G, LG전자의 자율주행차 부품, LG이노텍의 차량용 센서 기술을 결집한 자율주행 관련 융복합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식이다.

LG사이언스파크 전경
LG사이언스파크 전경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개방적 혁신의 생태계’를 이루고, LG의 모든 R&D 역량을 결집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벤처기업, 대학, 그리고 글로벌 기업 및 연구소까지 다양한 외부의 지식과 역량을 결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20일 LG사이언스파크 개장식에 참석해 “이 연구단지는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미래”라며 “더 이상 실리콘밸리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단지에 100여 개 대·중소기업 연구기관까지 입주하면 서로 협업해 더 많은 새로운 기술과 신제품을 쏟아낼 것”으로 기대했다. 신기술 신제품 활성화를 위한 규제 샌드박스 도입도 약속했다.

롯데그룹, 코오롱그룹 등도 마곡산업단지에 자리를 잡고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국내 주요 기업 중 가장 먼저 마곡산업단지에 식품종합연구소 ‘롯데R&D센터’를 짓고 가동에 들어갔다. 롯데그룹은 총 2200억 원을 투자해 기존 연구소들보다 5배 이상 큰 규모로 롯데R&D센터를 지어 식품 연구개발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겼다.

롯데R&D센터는 융합, 미래, 소통이란 3가지 주제에 맞춰 설계되었다. 현재 다양한 식품 콘텐츠의 융합을 위하여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리아 등 롯데그룹 내 식품계열사의 통합 연구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고령 사회에 대비한 연구와 건강기능성 식품, 바이오 분야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 활동도 진행 중이다.

롯데중앙연구소 여명재 소장은 “롯데R&D센터는 종합식품연구소로서 트렌드를 선도하고 세계적 기술을 확보하여 롯데그룹 식품 콘텐츠의 글로벌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이끄는 핵심연구소”라고 말했다.

코오롱그룹도 ‘코오롱 원앤온리타워(KOLON One&Only Tower)’를 짓고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글로텍 등 코오롱 계열사들의 R&D 인력과 본사 인력까지 약 1000명을 입주시켰다. 코오롱그룹은 원앤온리타워를 그룹 미래 가치를 만들어 낼 R&D 핵심 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텍 등 화학소재산업 분야 핵심 연구 인력을 비롯해 세계 최초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출시해 바이오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 연구진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들은 앞으로 회사별 고유 연구뿐 아니라 공동과제 연구도 함께 진행한다.

에쓰오일도 마곡산업단지 내에 기술개발센터(TS&D)를 짓고 있다. 에쓰오일이 종합에너지회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R&D를 담당하게 될 곳이다. 이 기술개발센터는 자동차용·산업용 윤활유 제품 개발 및 양산 완제품의 품질관리를 수행하는 윤활실험동(Lube Test Building)과 석유화학 기초유분을 이용하여 고부가가치의 석유화학 소재 관련 기술 연구 활동을 수행하는 화학실험동(Chemical Pilot Building)으로 이뤄져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마곡지구#마곡산업지구#lg사이언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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