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환 “멋진 역보다 사연있는 캐릭터에 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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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매드독’ 사기꾼役 우도환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은 배우 우도환. 영화 ‘마스터’의 촬영감독은 날카로운 눈매에 선악이 공존하는 외모의 우도환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면 바로 누아르가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은 배우 우도환. 영화 ‘마스터’의 촬영감독은 날카로운 눈매에 선악이 공존하는 외모의 우도환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면 바로 누아르가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학교 폭력에 휘말려 우정도 인생도 모두 무너진 고등학생 석동철(OCN ‘구해줘’).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파일럿인 형마저 비행기 사고로 잃은 입양아 김민준(KBS2 ‘매드독’).

배우 우도환(25)은 상처를 품은 역할을 잇달아 연기하며 단숨에 주목받았다. 흔히 배우가 쉽게 주목받는 장르는 시청자도 배우를 사랑하게 만드는 멜로다. 하지만 우도환은 사이비종교, 보험사기, 다단계(영화 ‘마스터’) 등 독특한 주제를 연기해왔다.

1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우도환은 첫 주연을 맡았던 ‘구해줘’의 석동철 역에 애정이 많았다. 그는 “‘구해줘’의 김성수 감독님은 동철이가 판타지적 캐릭터라 했는데, 저는 만화책을 많이 봐서 그런지 동철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동철이가 친구에게 배신당해 외톨이가 되는 모습, 알코올 의존증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 불의에 생각 없이 달려들고 보는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는 것. 그는 “왠지 멋지고 잘생긴 주인공보다는 사연이 있는 캐릭터에 좀 더 끌린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투리였다. ‘구해줘’는 가상의 시골마을이 배경이지만 인물들은 경북 사투리를 썼다. 우도환은 “동철이 역이 너무 하고 싶어 ‘사투리는 그냥 하면 되겠지’ 하고 덤볐는데 두 달 동안 매일 밤 우는 심정으로 사투리를 연습했다”고 했다.

“사투리를 배우려고 혼자 대구도 찾아갔어요. 처음엔 시장에서 말을 엿들었는데 직접 대화를 하고 싶어 점집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말씀이 하도 빨라 ‘경찰을 하라’는 말밖에는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복채 3만 원을 그냥 날렸구나 싶었죠.”

KBS2 ‘매드독’에서 능글맞은 천재 사기꾼 김민준을 연기한 우도환.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KBS2 ‘매드독’에서 능글맞은 천재 사기꾼 김민준을 연기한 우도환.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구해줘’가 종영하고 한 달이 안 돼 시작한 KBS2 ‘매드독’의 김민준은 천재 사기꾼이었다. 그의 능글맞은 연기 덕분일까. 우도환은 “매드독 이후 길에서 ‘비행기 동생?’이라고 묻거나 ‘얀 게바우어(극중 독일 이름)!’라고 알아보는 분이 많아졌다”고 했다. 그는 “민준이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고 개연성을 위해 어디까지 숨겨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동철이와 달리 자신감이 넘쳐 차렷 자세보다 뒷짐 지는 순간이 많았고 안 건축사무소에 잠입할 땐 사회 초년생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우도환은 드라마 촬영을 마친 후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만화책을 읽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40만 원가량 하는 만화 ‘원피스’ 전권을 최근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구매했다. 그는 “만화책을 집에 쌓아놓는 게 로망이었다”고 말했다.

“‘원피스’의 등장인물 중 ‘조로’를 제일 좋아해요. 만화 속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각자의 꿈을 갖고 함께 여행을 떠나고, 난관에 부딪혀서 더 강해지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을 얻습니다. 공교롭게도 ‘매드독’과 ‘구해줘’도 동료애를 주제로 한 작품이지요.”

그는 드라마 중에 가장 좋아했던 작품으로 ‘추노’를, 가장 인상깊었던 영화로는 ‘아마겟돈’을 꼽았다. 그는 “로맨스가 너무 하고 싶다”면서도 이내 “액션, 스포츠를 좋아해 남성미가 있는 작품도 끌린다”고 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휴식 계획은 없습니다. 제 마음을 울린다면 어떤 장르든 도전할 생각입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구해줘#매드독#우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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