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가 뿌린 비, 美본토 역사상 최고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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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아가라 폭포서 15일간 떨어질 물이 쏟아져…
휴스턴 동부지역 강수량 1320mm… ‘카트리나’ 겪은 루이지애나로 이동
트럼프 “역사적이고 엄청난 일” 연설
美언론 “단어 부적절… 정치연설 같아”

6일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비를 뿌린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사태 해결을 위해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적절하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오히려 구설에 올랐다.

29일 검은색 레인코트에 ‘USA’라고 쓰인 흰 모자를 쓰고 현장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 “역사적이고 엄청난 일(This is historic, it‘s epic what happened)이 텍사스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설이 끝난 후 지지자들을 향해 텍사스 주기(州旗)를 흔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칼럼을 통해 “‘역사적인’ ‘엄청난’ 등의 단어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썼던 말”이라며 단어 선택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허리케인 희생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마치 정치 집회에서 연설한 것 같았다”고 혹평했다.

한편 하비는 미국 본토 역사상 최고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WP 등은 텍사스주 휴스턴 동쪽 시더바이유의 25일부터 이날 오후 3시 40분까지의 총 강수량이 51.88인치(약 1320mm)로 미국 본토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도 최소 22명으로 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스턴이 속한 해리스 카운티의 홍수통제국 기상학자 제프 린드너 씨는 “지난 4일간 해리스 카운티에 내린 물의 양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15일간 떨어지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비가 서서히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2005년 ‘카트리나의 악몽’을 겪은 루이지애나주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존 벨 에드워즈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에게 “준비하고 기도하라”고 전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하비#텍사스#허리케인#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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