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윗 4000번이면 낙태 안하겠다” 女 글에 “SNS 관종” 비난 쇄도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8월 29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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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사진=트위터
“4개월 된 임산부다. 이 글을 4000번 이상 ‘리트윗’ 해 주면 낙태하지 않겠다.”

‘사이판팅(saipanting)’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이용자가 지난 23일 올린 글이다. 리트윗이란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을 자신의 계정에 그대로 다시 올리는 것을 말한다. 리트윗한 글은 자신의 팔로워(구독자)들에게 전달되며,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산 글은 리트윗 수가 높다.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은 28일(현지시간) 이 글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을 소개했다.

사이판팅은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사진을 보면 한 여성이 몸에 붙는 원피스를 입고 거울에 비춘 자기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고 있다. 불룩하게 나온 배가 눈에 띈다. 사이판팅의 실제 이름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것으로 매체는 추측했다.

이 글은 트위터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돼 리트윗 수천 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자극적인 방법으로 리트윗 수를 올리려한다며 ‘관심종자(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라고 비난하는 이들이 많았다. 몇 시간 뒤 이 여성은 재차 글을 올려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은 쓰레기다. 모든 걸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유머를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 와중에 “내가 뱃속 아이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네티즌까지 나타났다. 나단 6세(Nathan VI)라는 아이디의 트위터 이용자는 “나한테 내 아이를 가졌다고 알리는 대신 이런 엿 같은 방법으로 트위터에 올리기로 한 거야?”라며 사이판팅에게 글을 남겼고, 사이판팅은 “이런 식으로 알게 해서 미안”이라고 답글을 썼다.

트위터를 무대로 한 이 ‘막장 드라마’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단 6세가 사이판팅에게 욕설 트윗을 보내자 사이판팅은 재차 그에게 “그래서 내가 너한테 돈 보내달라고 했는데 네가 나 차단했잖아”라며 트윗을 보냈다. 나단 6세는 “너 내가 키우는 개까지 팔아서 ‘릴 펌프(미국 래퍼)’ 콘서트 티켓 샀잖아”라고 받아쳤다.

두 사람의 설전이 이어지는 동안 사이판팅이 맨 처음에 올렸던 문제의 ‘낙태’ 발언은 리트윗 1만1000여건을 기록했다.

“왜 이런 일을 저지르는 거지? 입양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텐데” “리트윗 횟수에 따라 자기 아이를 지킬지 여부를 결정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 비열한 일”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인생을 사나”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는 가운데,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은 사이판팅의 트윗이 관심을 모으기 위한 ‘자작극’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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