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바쁜 SK ‘마무리가 돌부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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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홈런 늘어나며 ‘승리 공식’ 찾았지만 취약한 불펜 탓 팽팽한 승부서 자주 무너져… 문광은-김주한-박정배 번갈아 맡는 뒷문 불안

SK 힐만 감독
SK 힐만 감독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SK는 홈런을 빼면 승리하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가 거둔 58승 가운데 홈런 없이 따낸 승리는 5승뿐이다. 그에 반해 2홈런 이상을 쳐낸 56경기에선 37승(19패)을 거둬 승률이 0.66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홈런을 2개 이상 쳐라’가 SK의 첫 번째 승리 공식이 됐다.

SK는 홈런포가 잠잠해진 8월 승수 쌓기에 실패하면서 ‘가을 야구’와 멀어지는 듯했다. 16일까지 치른 13경기에서 SK가 뽑아낸 홈런은 단 11개. 경기당 홈런이 2개 미만으로 떨어지자 SK는 이 기간에 4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그 결과 당시(16일) 5위였던 넥센에 4경기 차로 벌어지며 5강 싸움을 벌이는 중위권의 끄트머리인 7위로 밀려났다.

17일 LG전부터 SK의 홈런 공장이 재가동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때부터 20일까지 3경기에서 SK는 최승준(3홈런)과 박정권(3홈런), 최항(1홈런)을 앞세워 홈런 7개를 쏘아 올리며 3승을 챙겼다. 덕분에 당시 4위 LG와의 격차를 2경기 이내로 좁히며 가을 야구를 다시 사정권으로 불러들였다. 잊고 있던 SK의 홈런 승리 공식을 되찾은 것이다.

이처럼 SK가 다시 ‘홈런 2개 승리 공식’을 가동하게 된 데는 8월 초·중반 부상으로 빠진 쌍끌이 홈런 타자 최정(38홈런)과 한동민(29홈런)의 빈자리를 메워줄 거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승준과 박정권, 최항은 최근 네 경기에서 총 8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장사 파워를 자랑했던 최승준은 9일부터 1군 무대에 올라와 17일부터 22일까지 4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최정의 동생 최항 또한 형을 대신해 8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기용되며 19일 홈런을 때렸다. 여기에 가을마다 경기력이 급상승하는 박정권과 최근 회춘 모드로 돌입한 나주환까지 가세하며 SK의 홈런 공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홈런을 2개 이상 때린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었다. SK는 22일 두산전에서 경기 막판 6-10으로 역전패했다. 마무리 투수들이 9회 5점을 대량 실점한 탓이다. 불안한 불펜진 강화가 절실하다. SK는 고정 마무리가 없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불펜진을 운영하고 있다. 후반기에 돌아가며 SK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문광은, 김주한, 박정배가 거둬들인 세이브는 모두 합쳐 10개(후반기)밖에 안 된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다 보니 팽팽한 승부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SK는 올 시즌 2점 차 이내 승부를 벌인 46경기에서 20승(승률 0.435)을 거뒀다. 그나마 후반기 9경기에선 3승뿐이다.

SK에 8월 남은 7경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포스트시즌으로 가는 분수령이다. 29, 30일 넥센과의 2연전 등을 빼곤 올 시즌 상대 전적이 좋은 삼성, 한화와 5경기를 치른다. SK로선 충분히 승수를 쌓을 수 있는 일정이다. SK가 최근 재가동된 홈런포를 유지하고 불안한 불펜진을 보완해 ‘가을 야구’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야구#sk 와이번스#힐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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