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 입주 기업 ‘엔씨엘바이오’, 400만 달러 수출 계약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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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디자인-포장 등 지원 받고 미국-호주-일본 등 세계시장 진출

호서대의 벤처창업 지원 사업이 눈에 띄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22일 호서대에 따르면 학교 내 벤처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엔씨엘바이오(대표 성민주)는 최근 국내 대학 입주기업 중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새로운 세포로 인한 생명(NCL·New Cell Life)’이라는 모토로 출발한 이 회사는 당초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인 펩타이드(peptide)를 기반으로 한 원료나 신물질을 개발하는 회사였다. 이를 화장품 또는 의약품 회사에 납품하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 개발 중심 벤처기업이다 보니 직원도 연구자 2명, 경영자 1명이면 충분했다.

회사 측은 설립 초기부터 대학에서 제공한 창업보육센터에서 곧바로 신물질 펩타이드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 설립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오랜 연구가 축적된 결과였다. 하지만 곧바로 위기에 봉착했다. 고가(高價)라는 이유로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구입을 꺼렸기 때문. 창업 1년여 만에 문을 닫아야 할 위기였다.

하지만 학교와 회사 측은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펩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고기능성 화장품 완제품을 직접 만들어 시장을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25년 이상 경력을 지닌 연구 인력과 신물질 개발을 담당하는 석·박사급 연구원 10명도 과감히 충원해 직접 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시장은 열리지 않았다.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에서 아무리 고기능성 화장품이라 하더라도 신생 회사가 만든 제품은 여전히 외면 받기 일쑤였다.

이진우 호서대 산학협력단장은 “방법은 하나, 해외 시장뿐이었다. 10년 이상 된 센터 전문가를 투입해 제품 디자인, 포장, 카탈로그 제작까지 지원하고 미국과 호주 일본 남미 중동 등 전 세계 화장품 회사에 샘플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올 2월 미국의 한 화장품 판매회사에서 바이어 2명이 회사를 찾아 곧바로 계약하기에 이르렀다. 남미 호주 일본 등에서도 잇따라 바이어들이 찾아왔다. 최근에는 중국의 6개 화장품 회사 바이어가 같은 날짜에 한꺼번에 찾아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6개월 만에 무려 400만 달러 정도의 수출계약이 이뤄졌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600만 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

성민주 대표는 “3명으로 출발한 회사는 2년여 만에 20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연구 인력은 14명”이라며 “초기 창업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도와주고 단계별로 애로 사항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대학 창업보육센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호서대 아산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는 40개의 우수 벤처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호서대#엔씨엘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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