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3.0]세상에 라면은 많지만, 내입에 안성맞춤 라면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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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안성탕면, 차별화된 국물맛-쫄깃한 면발로 변함없는 인기

1983년 출시되어 라면시장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농심 안성탕면. 세상에 다양한 라면이 존재하지만 안성탕면만큼 변치 않는 인기와 사랑을 이어가는 브랜드 또한 드물다. 공고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안성탕면의 인기 비결은 세대를 아우르는 차별화된 국물맛과 쫄깃한 면발에 있다.

라면에 최초로 ‘탕(湯)’의 개념을 적용한 안성탕면


‘국물맛이 진국이네, 내 입에 안성맞춤’이라는 광고문구로 유명한 안성탕면은 옛날 시골 장마당에서 맛볼 수 있는 우거지 장국의 맛을 재현해 보자는 제안에 따라 개발됐다. 푹 고아 우려낸 깊은 진국의 맛, 탕면 시대를 열고자 농심은 1982년 업계 최초로 안성에 수프전문공장을 세웠고, 안성탕면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농심은 1983년 9월 진공건조라는 첨단 수프제조방식이 적용된 안성탕면을 출시했다. 소뼈와 고기에서 우러난 깊은 맛에 된장과 고춧가루가 어울려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우거지장국의 맛을 그대로 살려냈다.

안성탕면은 출시 3개월 만에 큰 인기를 끌었다. 안성탕면이 인기를 끌자 라면시장에는 ‘영남탕’, ‘호남탕’, ‘서울탕’ 등의 미투(모방) 제품이 잇따라 등장해 당시 안성탕면의 인기를 방증하기도 했다. 한국 라면 역사 속에서 안성탕면은 너구리(1982년 출시)와 함께 ‘라면은 국물맛’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처음 접목한 라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안성탕면이 더 맛있어졌다. 지난해 농심은 더 쫄깃하고 차진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면에 쌀을 첨가했다. 쌀면은 끓이면 쉽게 퍼지는 성질이 있어 제품화하기 어렵지만, 농심은 고유의 쌀면 제조기술로 안성탕면의 쫄깃한 면발을 만들어냈다.

쌀을 첨가하며 맛도 더욱 좋아졌다. 일반 가정에서 쌀뜨물로 국과 찌개를 끓이듯 면 속 쌀 성분이 국물에 배어들어 안성탕면의 구수한 맛을 한층 돋운다는 평이다. 이와 함께 면의 두께도 기존보다 약간 굵게 만들어 풍성한 식감을 더욱 살렸다.

인심 좋은 안성(安城) 지명 그대로

안성탕면의 안성은 경기도 안성의 지명에서 따왔다. 안성이라는 지명을 상품 이름에 끌어 쓴 것은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더해주기 위함이다. 예로부터 안성은 곡창지대, 우시장으로 소문난 지역이었으며 유기가 유명해서 ‘안성맞춤’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던 인심 좋은 고장이었다. 농심은 안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점에 착안해 지명과 국물맛을 강조한 라면 이름을 지었다.

안성탕면은 광고로도 인기를 모았는데, 푸근하고 인심 좋은 어머니 이미지를 지닌 탤런트 강부자를 모델로 기용해 인기를 높였다. 강부자는 ‘허허허, 라면은 농심이 맛있습니다’라는 카피로 1985년부터 무려 8년 동안 광고모델로 활약했다.

미식가 3인방, 세대는 달라도 입맛은 같다

농심은 안성탕면의 새 광고를 위해 방송프로그램 수요미식회 출연진 황교익, 이현우와 맛집 전문가 박지윤을 모델로 발탁했다. 이들이 모여 펼치는 라면 예찬을 담아 광고영상을 만들었다. 안성탕면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토크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안성탕면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라면이기에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기 때문. 쫄깃한 면발과 구수한 국물은 안성탕면의 트레이드마크가 됐고 밥, 김치 등과도 궁합이 잘 맞다. 안성탕면이 라면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제품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광고 또한 이 같은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다. 50대 황교익, 이현우, 30대 박지윤은 각 연령대를 대표하는 미식가들로 안성탕면이 세대를 불문하고 인기를 끄는 친근한 라면이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광고에서 황교익은 “입이 안성탕면 맛을 기억해요, 입에 딱 붙죠?”라며 안성탕면에 대한 추억을 살렸고, 이현우는 “처음 라면 봉지를 딱 뜯을 때부터 설레기 시작하죠”라며 맛에 대한 기대감을 잘 표현했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먹던 그 맛을 어떻게 잊어요”라고 말한 박지윤은 안성탕면과 함께한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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