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022년 이후에도 권력 유지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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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다이허 회의서 권력 강화… 차기 지도자 윤곽도 안 드러나

올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통해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주석의 권력이 한층 공고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전·현직 지도자들의 비밀 회동인 이 회의에서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시 주석이 집권 10년차가 되는 2022년 제20차 대회 이후까지 권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시 주석을 ‘시 핵심’으로 부르는 등 1인 지배체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자리가 됐다는 것이다.

프랑스 공영 라디오 RFI 중문판은 15일 베이다이허 회의가 이번 주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 주석의 임기 연장 조짐이 한층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낙점한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 중 한 명인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돌연 낙마하는 바람에 중국 공산당의 독특한 권력 이양 제도가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당대 최고지도자가 차차기 최고지도자 후계자를 지정하는 ‘격대 후계자 지명’ 제도가 정립됐으나 시진핑 시대에 와서 유명무실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격대 후계자 지명이 이뤄지려면 19차 당대회에서 2022년 이후의 최고지도자 후보군이 드러나야 하지만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린 뒤에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불문율인 7상8하(七上八下·당대회 개최 시 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상무위원에서 은퇴한다) 원칙의 적용을 받지 않고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도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홍콩 둥팡(東方)일보는 “쑨 전 서기 해임과 8월 1일 건군절 첫 열병식 주재 등을 통해 시 주석은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 전 주석을 뛰어넘어 마오쩌둥(毛澤東)에 버금가는 지도자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정치평론가 후핑(胡平)은 “이번 회의가 시 주석의 권력집중을 견제하는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장 전 주석의 여동생이 최근 ‘시 핵심’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점으로 미뤄 고령의 장쩌민이 차기 인사 문제에 관여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시진핑#중국#장기집권#1인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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