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사퇴 거부, 하태경 “韓 과학자들 엑소더스 코리아 일어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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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1일 0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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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근 자질 논란이 일고 있는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본부장이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감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사진=최근 자질 논란이 일고 있는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본부장이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감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10일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의 자질 논란과 관련, “과학자들의 엑소더스 코리아가 일어날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 본부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 강행된다면 한국의 최고 과학자들이 조국을 등지고 싶은 심정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왜 과학자들이 박기영에 대해 분노하는지 모르고 있다”며 “과학자들은 연구진실성 추구를 생명으로 여긴다. 그런데 박기영은 연구진실성을 정면 부정한 사람이다. 연구부정행위자가 과학자들 지휘하는 꼭대기에 서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심있는 과학자들이 이걸 어떻게 참을 수 있는가?”라며 “박기영 임명은 한국 과학의 재앙이다. 과학자들 엑소더스 코리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 의원은 또 다른 글에서 “박기영은 문재인정부 인사윤리의 바로미터”라며 “과학계가 극혐하는 문제 인사를 극구 고집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원칙은 ‘내 사람이 먼저다’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 대통령을 향해 “불통 대통령 원치 않는다면 즉각 (임명을)철회해야 한다. 아니면 문재인 시계도 ‘사람이 먼저다’가 아니라 ‘내 사람이 먼저다’로 바꾸세요!”라면서 “아울러 박기영 천거하고 검증한 청와대 관계자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본부장은 10일 오후 과학기술계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2004년 사이언스에 논문 공저자로 올라갔던 일은 당시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황우석 사태’가 불거진 지 11년 만에 사과했지만, 자진 사퇴는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인사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면서도 “황우석 사태 당시 과도 있지만 공도 있다”며 선임 배경을 적극 해명했다.

박 대변인은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태 당시 대통령과학기술보좌관이었고 무거운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며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과학기술 부총리와 과학기술본부 신설의 주역이고, 당시 정보기술(IT)과 과학기술 경쟁력이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공도 있다”며 과학기술계의 이해를 구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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