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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득 없고 위험한 도루, 9일 하루 15개나 쏟아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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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득 없고 위험한 도루, 9일 하루 15개나 쏟아진 까닭

임보미기자 입력 2017-08-11 03:00수정 2017-08-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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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벽’(盜癖·훔치는 버릇)
이대호, 2136일 만의 도루 2136일 만에 터진(?) 프로야구 롯데 이대호의 3루 도루 장면. 도루를 하다 이틀 연속 시즌아웃 부상자가 나왔지만 9일 사직 kt전에서 롯데는 1회 이중도루로 김문호와 이대호를 1, 2루에서 2, 3루로 옮겼다. 상대의 허를 찌른 도루를 성공시킨 이대호는 이어진 번즈의 단타로 홈을 밟았고 김문호도 상대의 폭투 때 홈에 들어왔다. 롯데 제공
2루를 탐한 대가 치고는 너무 가혹했다.

7일 프로야구 kt 이대형이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8일에는 SK 한동민이 발목 내측인대 파열로 나란히 시즌아웃을 당했다. 모두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입은 부상이다. 한 달 후 수술 예정인 이대형은 복귀까지 8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수술을 받은 한동민도 최소 3개월의 재활이 필요해 30홈런을 눈앞(29개)에 두고 시즌을 끝냈다.

하지만 두 선수의 시즌아웃 소식이 무색하게 9일 열린 프로야구 5경기에서 총 15개의 도루가 쏟아졌다. 특히 kt와 롯데 경기에서는 8개나 나왔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도루(팀 기준)가 0.57개로 역대 국내 프로야구 최소 기록을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도루 홍수였다. 올 시즌 양팀 합산 경기당 평균 도루는 1.1개다.


그중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건 롯데 이대호의 도루였다. 1회 2루에 있던 이대호는 1루 주자 김문호와 이중도루로 3루를 훔쳤다. 2011년 이후 2136일 만이자 개인통산 10번째 도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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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스포츠의학저널 5월호에 발표된 슬라이딩에 따른 부상 연구에 따르면 2011∼2015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슬라이딩으로 부상을 입은 경우는 총 236차례였다. 슬라이딩 336번당 한 번꼴로 수치만으로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부상에 따른 ‘결장’이었다. 슬라이딩 부상으로 선수들은 평균 15.3일을 뛸 수 없었고 그중 12%는 수술을 받고 두 달 이상 결장했다. 한 베이스 진출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 손실인 셈이다.

4년 150억 원에 롯데와 계약한 이대호는 프로야구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선수다. 몸값도 몸값이지만 일반적으로 감독들은 30홈런 이상을 날릴 수 있는 거포일수록 비록 적은 확률일지라도 부상 위험이 있는 도루를 최대한 자제시킨다. 홈런은 100% 득점과 연결되지만 도루는 득점 확률을 높일 뿐 득점을 100% 보장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점이 아쉬운 상황은 이대호도 뛰게 만들었다. 롯데 최만호 주루코치는 “상대 투수가 이대호가 안 뛸 거라고 생각해 투구 움직임이 컸다. 뛸 수 있는 상황이라면 움직이는 걸 기본으로 한다. 상대의 작은 실수에 한 베이스라도 홈에 가까이 가는 공격적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대호의 도루가 없었다면 롯데는 1회 2점을 뽑는 데 그쳤을 수도 있었다. 3루를 훔친 이대호는 2-0으로 앞선 1회 2사 후 나온 번즈의 짧은 안타 때 홈을 밟을 수 있었다. 이후 kt 선발 투수 류희운이 문규현 타석 때 초구에 폭투를 던지며 김문호마저 홈으로 불러들였다. kt가 4회까지 3점을 냈기에 이대호가 홈을 밟지 못했다면 롯데는 kt에 4회 역전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이날 경기가 어떻게 흘렀을지는 또 모를 일이다. 결과적으로 이대호의 도루는 롯데의 5연승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우트의 부상 역시 뜨거운 감자였다. 이미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그는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역시 5월 29일 마이애미전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를 훔치다 왼손 엄지 인대가 파열됐다. 수술을 받고 6주를 재활로 보냈지만 트라우트는 복귀전(7월 15일 탬파베이전)부터 곧바로 2루를 훔쳤다. 요즘 슬라이딩 전용 장갑을 끼는 트라우트는 “계속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도루는 득점 기여 대비 위험도(도루 실패나 부상)가 높은 공격 옵션이다. 하지만 한 점이라도 더 뽑으려는 선수들의 간절함은 여전히 도루로 이어진다. 도루는 주자가 투수에게 ‘언제든 뛸 수 있다’고 압박하는 무언의 시그널이기도 하다. 간접적으로 타석의 타자에게도 도움을 준다. 투수가 도루를 막기 위해 투구 동작을 작고 빠르게 하다 보면 투구 스피드가 크게는 시속 5km까지 줄고 실투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타자의 약점을 공략하기보다 주자를 견제하는 볼 배합이 이루어지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도루#이대호 도루#이대형#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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