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출신 “우리를 적폐로 모나” 술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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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첫 대장 인사]“산 많은 한반도는 지상작전 중심”
해-공군 앞세운 개혁논리 의구심… 공군은 첨단무기 도입 탄력 기대

8일 국방부 장관(해군)에 이어 합참의장까지 공군에 내주는 이른바 ‘육군 패싱’을 현실로 맞닥뜨린 육군은 술렁였다. ‘정경두 합참의장 카드’는 지난달부터 회자됐다. 그러나 이날 대장 인사설을 앞두고 해군과 공군을 국방의 빅2에 세우겠다는 창군 이래 최초의 구도는 청와대도 부담스러운 만큼 비사관학교 출신 육군 합참의장을 내세우는 식으로 육군을 배려할 것이라는 말도 돌았던 게 사실이다.


육군 중에서도 육사 출신은 특히 자신들을 국방개혁의 발목을 잡는 적폐로 몰아가는 듯한 분위기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육사 출신의 한 장교는 “육군을 안 쓰면 국방개혁이 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이번 인사는 육사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전시 한반도에서의 작전은 산이 많은 지형 특성상 육군이 주도하는 지상작전 중심일 수밖에 없는데 ‘새로운 전쟁 수행 패러다임’만 강조하며 해·공군을 앞세우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육사 출신들은 그나마 육군참모총장을 지킨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군의 지휘·작전에 관한 명령권을 뜻하는 ‘군령권’을 갖는 합참의장직은 내줬지만 육군의 인사 및 행정 등에 관한 권한을 뜻하는 ‘군정권’은 육사 출신인 김용우 신임 육참총장이 갖게 됐다. 또 다른 육군 관계자는 “육참총장까지 비육사 출신으로 내정했다면 반발이 터져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24년 만의 공군 합참의장 내정 소식에 공군은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내부에선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기류도 있다. 공군 합참의장 임명을 계기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타우루스’ 등 전시 북한 지휘부 시설 및 핵시설을 정밀 타격할 자산 도입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국방 ‘투 톱’에서 배제된 육군이 정 합참의장 후보자의 작전 지휘에 얼마나 적극 협조할지를 두고는 우려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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