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위기’ 광주, FA컵이 눈에 들어오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9일 05시 45분


사진제공|광주FC
사진제공|광주FC
창단 첫 FA컵 8강에도 침체된 분위기

“컵대회도 물론 중요하지만, 여기에 전력을 쏟아부을 여유가 도저히 없네요.”

광주FC는 8월9일 뜻 깊은 원정길에 나선다. 바로 수원 삼성과 치르는 ‘2017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이다. 2010년 창단한 광주는 그간 6차례 FA컵 무대에 나섰다. 그러나 매번 8강 문턱을 앞두고 고개를 숙여야했다. 창단 이듬해인 2011년 32강으로 첫 경험을 마친 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6강에 올랐지만, 다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 울산 현대와 16강전에서 0-1로 져 FA컵을 조기에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야기가 다르다. 창단 처음으로 FA컵 8강 무대에 나서기 때문이다. 광주는 5월17일 열린 16강전에서 아산 무궁화를 홈으로 불러들여 3-0 완승을 챙겼다. K리그 클래식 소속으로서 챌린지 팀을 상대로 한 수 위 실력을 보임과 동시에 창단 첫 FA컵 8강 진출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그런데 미답의 고지를 앞둔 광주의 분위기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이유는 하나. ‘챌린지(2부리그) 강등’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눈앞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광주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5라운드까지 4승7무13패(승점19)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11위 인천 유나이티드(3승11무11패·승점 20)와 10위 대구FC(5승8무12패·승점 23)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최근 2게임에서 모두 1점차 패배를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여기에 FA컵 8강전 직후 일정도 광주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광주는 13일 대구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치르고, 이후엔 전북∼울산∼제주로 이어지는 상위권 상대 일정에 돌입한다. 대구전에서 승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당분간 최하위 탈출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창단 첫 FA컵 8강 진출이라는 기분을 낼 여유가 없다. 당장 눈앞의 절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구단 관계자의 하소연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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