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서울…분당 등 일부 수도권은 ‘갭투자’ 유효

  • 동아경제
  • 입력 2017년 8월 8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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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규제 대상지역은 아파트 거래가 위축된 반면, 정부 구상에서 벗어난 일부 광역시 및 수도권은 갭투자가 유효해 투기 여지를 남겨둬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는 매매 문의가 사라졌고, 서울 강남권 일부 재건축 지역에서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보다 최대 3억 원가량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투기과열지구에다 일부는 투기지역으로까지 지정된 강북권도 일시적으로 매매가 끊겼다. 강북 재개발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재개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로 인해 본격적인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반대로 서울과 인접한 일부 수도권 부동산 경기는 고점을 유지 중이다. 일각에서는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풍선효과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취재진이 확보한 일부 수도권 인기지역 실거래가는 6.29대책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안양시 평촌 더샵센트럴시티 분양가는 3.3㎡ 당 1400만 원대였지만, 올 7월에는 2100만 원대로 최고 정점을 찍고 현재까지 비슷한 시세에 거래되고 있다. 분당선 서현역 역세권인 성남시 분당 서현동 한양아파트 59㎡의 경우도 6월과 같이 5억7000만 원 전후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평촌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평촌은 부동산 대책 이전부터 가격이 고점을 찍은 상태에서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거래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부동산 대책을 피해갔다고 해서 투기 세력이 몰리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분당 공인중개업소 역시 “2013년 저점을 찍은 후 지난해부터 이전 가격을 회복했고, 현재는 그보다 더 오른 상태”라며 “거래가 가장 많은 소형 평형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수시로 진행되기 때문에 부동산 대책 수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곳과 같은 수도권에 갭투자로 접근하는 투기세력이 몰릴 여지는 충분하다. 아파트 매매가 변동이 없어 여전히 최저 4000만~1억 원대의 자금으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갭투자는 주로 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적은 주택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집값이 크게 오르면 일정 기간 뒤 팔아서 시세차익을 남기는 방법이다. 전세 제도가 있는 한국에서만 가능한 투자 방법이다.

평촌 및 분당, 수원 등 현재 인기 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확인 결과 평촌의 경우 3억 후반대에서 4억 원 초반 매물은 6000만~1억 원대에 갭투자가 가능했고, 분당도 4억짜리 아파트를 1억만 있으면 전세로 돌릴 수 있었다. 또한 수원의 경우는 2억 후반에서 3억5000만 원정도 아파트를 4000만 원만 있으면 투자 계약이 가능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과 인접해 있거나 거리가 가까운 장점이 있어 서울 출퇴근 수요가 많다. 특히 1990년대 5대 신도시 개발사업 이후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하철 및 도로 교통을 비롯한 주거편의성도 높은 곳으로 꼽히면서 관심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이 모두 아닌 평촌, 분당, 수원 처럼 일부 대기수요는 있는 편”이라며 “정부 집중적인 규제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 앞으로 일부 투자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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