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안철수, 당 떠나라” 안철수 측 “출마선언 번복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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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대 출마’ 파장… 국민의당 내홍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이용호 정책위의장(오른쪽)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를 놓고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이용호 정책위의장(오른쪽)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를 놓고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 선언에 기존 당권 주자들이 격한 발언을 쏟아내며 반발했지만 안 전 대표는 출마 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당내 친안(친안철수) 세력과 반대 세력의 해묵은 갈등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는 4일 “안 전 대표의 ‘오만, 불통, 갑질’로는 당을 지킬 수도 살릴 수도 없다”며 “의원 40명 중 39명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한다. 그의 출마는 최악의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의원도 “안 전 대표는 선당후사(先黨後私)라고 했지만 내용은 ‘선사후공(先私後公)’이다. ‘안철수 사당(私黨)’의 그늘에서 벗어나 공당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가세했다. 김한길 전 대표 측은 “당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듣고 있다”고 했다. 황주홍 의원은 문준용 씨 의혹 제보 조작 사태를 자유당 3·15 부정선거 사태에 비유하며 “정치적 도덕적 책임의 최고 정점에 안 전 대표가 있다”고 했다.

동교동계 고문 그룹에선 안 전 대표의 출당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박양수 전 의원은 “잘못이 없는 동교동계가 왜 탈당하느냐. 제보 조작 사건의 정치적 책임이 있는 안 전 대표가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또 “원외위원장 109명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찬성했다고 안 전 대표 측이 발표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안 전 대표 측이 이를 입증할 증거를 내야 한다”고 했다.

반발은 일부 호남 의원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당권을 쥐면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속도가 붙고, 문재인 정부와 긴장관계가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호남 의원들이 특히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명길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해도 돕고 나설 의원이 최소 10명은 된다”며 “여당 대표가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의당 지도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머리 자르기’ ‘꼬리 자르기’라고 한 발언은 그리 욕하더니 출마 불가론에 동원하는 논리는 ‘머리 자르기’와 쌍둥이 격”이라고 맞받았다.

또 국민의당의 다른 의원은 “일부가 탈당을 검토한다지만 이들이 실제로 탈당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이들이 탈당하면) 오히려 ‘호남당’이라는 이미지가 줄어 재창당 수준의 혁신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책임 있는 당직자 등이 찬반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당의 분열을 운운하는 것은 금물이다. 저는 지금도 안 전 대표를 사랑하고 존경한다”며 갈등 봉합을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6일 당 혁신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안 전 대표 측은 “출마 선언 번복은 없다. 오히려 안 전 대표 출마를 찬성하는 의원이 늘고 있다”고 했다.

장관석 jks@donga.com·최고야 기자
#안철수#출마#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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