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정은 국지도발 가능성… 단호한 응징태세 갖추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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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된 날이었다. 2015년 8월 4일 남측 DMZ에서 지뢰가 폭발하면서 우리 군 부사관 2명의 다리와 발목이 절단됐다. 북한이 은밀히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 순찰로에 지뢰를 매설함으로써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로 몰아넣은 사건이었다. 군 당국은 이달 말 실시되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유사한 국지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북한은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이후에도 추가 도발을 위협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미국의 초강력 대북제재와 군사적 조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은 예상치 않은 ‘선물 보따리’를 받게 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해온 북한은 당장 UFG 훈련을 앞두고 대남 국지도발을 감행해 휴전선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우려한다.

나아가 북한은 다음 달 9일 ‘공화국 창건기념일(9·9절)’을 앞두고 국제사회를 겨냥한 핵·미사일 도발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9·9절에 맞춰 5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북한이다. 이번에도 6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의 소형화·다종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며 대대적인 선전전을 펼 공산이 크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로 은밀한 핵 타격 능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 이런 김정은의 도발은 적어도 9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 김정은은 기세등등하다. 핵·미사일 개발 일정표에 따라 특대형 도발을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북한 내부 형편도 나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에 따르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북한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은 3.9% 증가했다. 17년 만의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장마당을 활성화해 주민들에게 숨 쉴 틈을 주며 핵·미사일 개발 자금도 비축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들뜬 김정은의 오판은 더욱 무모한 도발을 낳을 수 있다.

그런데도 한미는 대북정책에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에서조차 강경과 온건을 오가는 종잡을 수 없는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런 혼란을 틈타 북한은 대남 국지도발로 남남(南南)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철저한 대비태세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우리 군 내부는 조만간 이뤄질 수뇌부 인사를 앞두고 뒤숭숭하다. 국가 안위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군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비롯한 안보 수뇌부들도 단호한 지휘체계를 갖춰 김정은이 새 정부의 안보 능력을 호락호락 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비무장지대#dmz#김정은#대륙간탄도미사일#icbm#대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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