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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고 접고 찢어 만든 ‘종이의 새 세상’… “내 상상이 누군가에게 영감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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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고 접고 찢어 만든 ‘종이의 새 세상’… “내 상상이 누군가에게 영감 줬으면…”

손택균기자 입력 2017-08-04 03:00수정 2017-08-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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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그림 작품집 ‘종이인간’ 출간… 덴마크 작가 후스크밋나운 인터뷰
그림을 훔치는 상황을 코믹하게 표현한 후스크밋나운의 입체그림. 북레시피 제공
책상 위에 놓인 백지에 잔뜩 용쓰며 낚싯대를 당기는 남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낚싯줄 끝에 걸린 건 한 귀퉁이를 슬쩍 휘어 접은 백지 뒷면의 물고기 그림. 얼핏 장난스러운 낙서 같지만 종이가 가진 탄성(彈性)을 그림 속으로 끌어들인 재기가 엿보인다.

낙서인 듯 낙서만은 아닌 입체그림이다. 덴마크 작가 후스크밋나운(42)은 이런 비슷한 성격의 작품 사진을 모아 신간 ‘종이인간’(북레시피)을 최근 펴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나는 ‘장난스러운 예술’을 추구한다. 내가 만들어낸 드로잉 이미지를 본 누군가가 완전히 다른 방식의 새로운 드로잉을 생각해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명을 밝히길 거부한 그의 예명은 덴마크어로 ‘내 이름을 기억해 줘요’라는 뜻이다. 그는 코펜하겐 근교에서 성장해 예술학교를 졸업한 뒤 건물 벽화와 포스터 작업을 할 무렵부터 그 예명을 썼다.


“포스터를 붙여놓으면 바로바로 사람들이 떼어 가져가 버렸다. 그래서 한쪽 구석에 ‘내일이면 이거 또 없어질 텐데, 내 이름은 기억해 줘요’라고 적어서 붙였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내 이름을 기억해 줘요’를 작가 이름인 것처럼 기억하더라. 재미있고 기분도 좋아서 정말 예명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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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얹은 A4 백지 한 장을 구기고 접고 찢어 구성한 ‘상황’을 재빠르게 촬영한 사진 이미지가 그의 최종 작업 결과물이다. 다리미 그림으로 구겨진 종이를 다려 펴고, 종이를 찢어 세운 파도 위에 서핑하는 사람 그림을 올린 그의 작품이 구상했던 상황대로 존재하는 시간은 단 몇 초뿐인 것. 후스크밋나운은 “내 그림은 그렇게 사라지기에 가치를 얻는다. 곤충학자들이 촬영하는 자연 관찰 사진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 책에서 선보인 결과물은 내가 하는 여러 작업 중 한 종류다. 캔버스, 벽화,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병행하지만 그림 스타일의 일관성은 유지하는 편이다. 종이를 접고 구기다가 이미지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의도한 이미지대로 종이를 변형시키기도 한다. 세상을 관찰해 찾아낸 이미지가 ‘나’라는 도구를 거쳐 형상을 갖추도록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입체그림 작품집#종이인간#덴마크 작가#후스크밋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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