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하성(22)에게 4번타자는 딱 맞는 옷 같다. 멀쩡히 잘 치던 타자도 막상 갖다 놓으면 부담감에 위축되는 타순이 4번이다.
그러나 김하성의 4번타자 성적은 1일까지 타율 0.322, 장타율 0.592, 출루율 0.394에 달했다. 10홈런 40타점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이런 김하성의 4번타자 본능은 2일 고척돔에서 열린 SK전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팀이 1-4로 밀리던 6회 1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비거리 120m)을 터뜨렸다. 시즌 17호 홈런이었다. 이 아치로 넥센은 추격의 동력을 확보했고, 가뜩이나 불펜진이 불안한 SK는 쫓기게 됐다. 실제 호투하던 SK 선발 문승원은 6회를 끝으로 생각보다 일찍(88구) 마운드를 내려왔다.
SK는 불펜 필승조를 가동했지만 결국 탈이 났다. 7회를 김주한이 막아낸 뒤, 8회 넥센 좌타선을 겨냥해 좌완 신재웅을 올렸다. 그러나 8회 1사 후 신재웅은 넥센 외국인타자 초이스에게 2루타를 맞았다. 그리고 뒤이어 등장한 김하성의 좌중간 동점 2루타가 다시 터졌다.
4-4 동점이 되었고, SK는 신재웅을 내리고, 박정배를 올렸으나 흐름이 넘어갔다. 2사 2루에서 김민성의 행운의 안타로 김하성이 역전 결승 득점을 얻었다. 넥센은 9회 한현희를 마무리로 투입해 5-4,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넥센은 원정 8연패에 빠진 SK와의 격차를 3경기로 벌였다.
넥센의 4연승을 이끈 김하성은 “(6회 홈런은) 문승원의 직구에 맞춰 스윙을 했는데 변화구가 걸려서 운 좋게 넘어간 것 같다. (8회 동점타는)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