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승진자 ‘0명’… 경기고 “아, 옛날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역대 345명중 43명 배출 1위 학교… 평준화 영향에 옛 명성 점차 잃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명단에서 그동안 검사장을 가장 많이 배출했던 경기고 출신 명맥이 끊어졌다.

지난달 27일 단행된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자 중 경기고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유일한 경기고 출신 현직 검사장이었던 유상범 광주고검 차장검사(51·사법연수원 21기)가 좌천성 인사를 당하고 지난달 28일 검찰을 떠나면서 법무·검찰 고위간부 중 경기고 출신은 한 명도 안 남게 됐다.

경기고는 역대 345명의 검사장 가운데 가장 많은 43명(12.0%)을 배출했다. 경북고(31명)와 전주고(13명), 부산고(13명)가 그 뒤를 이었다.


검찰 고위간부 그룹에서 경기고 출신이 사라진 건 1974년 서울과 부산 지역부터 도입된 고교 평준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였던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59·12기)과 박근혜 정부 첫 법무부 장관을 거쳐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황교안 전 총리(60·13기)가 1976년 경기고를 졸업한 마지막 ‘비평준화 세대’다.

비평준화 시절 경기고를 다닌 검사들이 현직에 남아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만 해도 경기고 출신은 법무·검찰에서 실세로 통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김준규 전 검찰총장(62·11기)과 천 전 지검장을 비롯해 이준보 대구고검장(64·11기) 등 경기고 출신이 다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에선 첫 조각 당시 황 전 총리가 법무부 장관에, 그의 경기고 선배인 김학의 전 대전고검장(61·14기)이 법무부 차관에 동시에 임명됐다.

고교 평준화는 경기고, 경북고, 전주고, 부산고, 광주일고 등 역대 검찰 인사에서 많은 검사장을 배출한 고등학교 출신 검사 임용자의 축소로 이어졌다. 노무현 정부 때까지는 그 여파가 나타나지 않았다. 매년 검사장 승진자 10여 명 중 다수가 이들 학교 출신이었다. 하지만 검사장 승진 대상자 대부분이 고교 평준화 세대로 바뀐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그 수가 매년 1, 2명으로 크게 줄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검사장#경기고#승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