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전주역 앞 백제대로에 ‘마중길’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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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에게 좋은 인상 주기 위해… 전주역∼명주골 사거리 850m 구간
연말까지 차로 줄이고 쉼터 등 조성

전주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전주역 앞 도로가 숲과 문화공간을 갖춘 걷고 싶은 길로 다시 태어난다. 전주시는 연말까지 차로를 줄이는 대신 도로 중앙에 나무를 심고 문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전주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전주역 앞 도로가 숲과 문화공간을 갖춘 걷고 싶은 길로 다시 태어난다. 전주시는 연말까지 차로를 줄이는 대신 도로 중앙에 나무를 심고 문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전북 전주역 앞 백제대로가 삭막한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숲과 문화공간을 갖춘 걷고 싶은 길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이 도로는 전주역에 내린 사람들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공간이지만 주변 상권이 몰락하면서 낡은 유흥업소와 빈 점포가 즐비해 고도(古都) 전주의 이미지를 망가뜨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주한옥마을이 연간 1000만 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로 뜨면서 전주역 이용자가 급증하자 전주시가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첫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전주를 찾는 관광객을 맞이한다는 뜻을 담아 이 도로의 명칭을 ‘전주 첫 마중길’로 정했다.

첫 마중길은 전주역에서 명주골 사거리까지 백제대로 850m 구간의 도로를 기존 8차로에서 6차로로 줄이는 대신 도로 중앙에 폭 15∼20m의 광장과 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유동인구가 적은 인도도 폭을 줄였다. 이를 통해 삭막한 아스팔트길을 명품 가로숲 길과 문화쉼터로 바꿔 나가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착공해 올해 말까지 60억 원을 투입한다. 차량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 도로 선형을 기존 직선 도로에서 S자형 곡선 도로로 바꿨다. 20여 년 된 느티나무 230그루를 심었고 100년 이상 된 고목 2그루를 추가로 심을 계획이다. 나무는 시민 700여 명으로부터 받은 1억6400만 원의 헌수기금 일부로 충당했다.

전주시와 전주푸른운동본부, 전주생명의 숲은 24일 전주역 광장과 첫 마중길에서 시민희망나무 헌수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대동합굿과 새싹저금통 전달식, 플래시몹, 생활문화 동호회의 공연·전시·홍보·체험 행사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도 펼쳐졌다.

전주시는 올해 말까지 벤치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워터미러(거울 연못), 이동형 전시장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문화장터와 벼룩시장, 버스킹 공연, 예술경연대회, 이동형 전시장 운영 등 문화 예술 행사도 연중 열기로 했다.

전주시는 이 사업을 통해 전주역 주변 이미지를 사람과 문화, 생태가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침체됐던 역세권 경제도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역은 1981년 노송동(현재 전주시청)에서 현재 위치로 옮겨졌지만 서부신시가지 등 신도심이 개발되면서 상권이 쇠락했다. 전주시는 마중길 사업 이후 유흥업소와 숙박업소가 많았던 주변 상가에 커피숍과 음식점 등이 들어서고 공실률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의 인상을 바꾸는 첫 마중길 사업은 자동차보다는 사람의 도시, 콘크리트보다는 생태의 도시, 직선보다는 곡선의 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시의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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