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 도착’ 박근혜 전 대통령, 헝크러진 올림머리…실핀 영치·‘머그샷’도 찍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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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31일 0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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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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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세 번째로 ‘구속 전직 대통령’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두운 표정이었다.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도 헝클어진 상태였다.

박 전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가 결정된 지 약 1시간 26분이 지난 31일 오전 4시 29분께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차를 타고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섰다.


K7 승용차 뒷좌석 중간, 수사관들 사이에 앉은 박 전 대통령의 표정에는 침통함과 상실감이 드러났다. 9시간에 가까운 영장심사와 약 8시간의 대기 시간을 거친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때와는 달리 피곤해보였다.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도 헝클어져 있었다.

앞서 30일 오전 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는 전담 미용사인 토니앤가이 정송주 원장과 정매주 자매가 어김없이 출근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파면된 이후 하루도 빼지 않고 전속 미용사의 출장 관리를 받아 왔다. 정송주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동생 매주 씨는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 헤어스타일은 1974년 고(故) 육영수 여사 작고 이후 시작됐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퍼스트레이드 역할을 할 때부터 정치인이 된 이후까지 대중 앞에 설 때 항상 이 스타일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한동안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혼자서는 올림머리를 하기 힘든데다, 서울구치소에 입소할 때 올림머리를 할 때 필요한 실핀 등을 모두 영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서 올림머리를 푸는 순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다시 올림머리를 할 수 없는 순간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11월부터 있었던 지금까지의 것들을 새롭게 인식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 올림머리를 할 수 없다”며 “실핀 같은 것도 위해 우려 때문에 (구치소에서는) 소지가 전혀 불가능하다. 혼자서 할 거였으면 집에서는 본인이 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구치소 신입자인 박 전 대통령은 교도관에게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받은 후 간단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받는다.

휴대한 소지품은 모두 영치해야 하며, 몸을 씻은 후 여성 미결수에게 제공되는 연두색 겨울용 수의로 갈아입는다. 수의 왼쪽 가슴 부분에는 수인번호가 새겨져 있는데, 이제 ‘대통령님’이 아닌 ‘수인(囚人) 번호’로 불리게 된다.

키 측정자 옆에 서서 ‘머그샷(mug shot)’이라 불리는 수용기록부 사진을 찍고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를 받은 뒤 세면도구·모포·식기세트 등을 받아 감방으로 향한다.

매 끼니는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44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하며, 식사가 끝나면 세면대에서 스스로 식판과 식기를 설거지해 반납해야 한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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