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남도 기행]슬픈 전설이 있어 더 아름다운 ‘동백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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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섬’ 오동도

토종 동백나무가 많은 오동도는 동백꽃이 유난히 꼽다. 그래서 오동도는 ‘동백섬’, ‘바다의 꽃 섬’으로 불린다. 여수시 제공
토종 동백나무가 많은 오동도는 동백꽃이 유난히 꼽다. 그래서 오동도는 ‘동백섬’, ‘바다의 꽃 섬’으로 불린다. 여수시 제공
여수 오동도 동백꽃은 유난히 곱다. 초겨울에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4월 초순까지 숲을 붉게 물들인다. 동백꽃은 꽃잎이 흩날리는 것이 아니라 꽃봉오리째 툭툭 떨어진다. 오동도 동백나무는 토종이어서 붉은 꽃잎이 한 겹이고 꽃술 색깔은 유독 노랗다. 꽃잎 색깔이 진한 것도 특징이다.

오동도 12만 m²에는 토종 동백나무 40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그래서 오동도는 ‘동백섬’, ‘바다의 꽃 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1968년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오동도는 여수 관광의 첫 관문이다. 1960년대부터 신혼 여행지로 각광을 받았고 지금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낭만의 섬’이 됐다.

여수엑스포역에서 1.2km 떨어져 있는 오동도는 1933년 방파제(768m)가 완공돼 섬이 아닌 육지가 됐다. 오동도에는 동백꽃에 대한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오동도 등대 인근에는 귀향을 온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이 고기를 잡으러 간 사이 도적 떼가 섬에 침입했다. 부인은 도적 떼를 피해 달아나다 추운 겨울 절벽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이후 절벽자락에 동백나무가 자라 붉은 꽃을 피웠고 옆에는 대나무의 일종인 신이대가 자랐다고 한다.

김진숙 여수시 문화관광해설사협회 사무국장(45·여)은 “여심화(女心花)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동백꽃이 많이 피는 오동도는 사랑의 섬”이라고 말했다.

오동도는 섬이 오동잎 모양을 닮아 이름이 붙어졌다는 말도 있다. 고려 공민왕 때 승려인 신돈은 오동나무가 많은 오동도에 봉황새가 자주 드나든다는 말을 전해 듣고서 임금을 상징하는 새인 봉황이 자주 드나들어서는 안 된다며 오동나무를 모두 베었다는 전설이 있다.

오동도는 희귀수목 194종이 서식한다. 300∼500년 수령의 구실잣밤나무나 후박나무가 울창한 숲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짙푸른 숲 아래에는 용굴, 코끼리바위 등 기암절벽이 천혜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울창한 숲을 거닐 수 있는 탐방로 덕분에 오동도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

탐방로 입구까지 동백열차가 운행되고 부두에서 유람선이나 모터보트를 탈 수 있다. 섬에는 여수의 문화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동백관, 섬 생태환경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체험관, 환상적인 분수쇼를 선보이는 음악분수대가 있다.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도 많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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