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차 핵실험 임박”… 제재해야 할 中-러는 ‘거꾸로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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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풍계리에 차량-통신케이블, 핵실험 데이터 분석 준비 중인듯”
VOA “중국, 금 은 구리 아연 등 유엔이 금지한 北광물 계속 수입”
러는 北과 노동자 송출 협정 논의, 생명줄 노릇… 국제사회와 엇박자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25일 인공위성 사진. 38노스는 북쪽 갱도 입구에서 3, 4대의 소형 차량이나 장비 운송 트레일러로 추정되는 물체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38노스 제공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25일 인공위성 사진. 38노스는 북쪽 갱도 입구에서 3, 4대의 소형 차량이나 장비 운송 트레일러로 추정되는 물체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38노스 제공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북한을 싸고돌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대한(對韓) 보복 조치를 해 온 중국은 지난해 안보리가 금지한 광물을 여전히 북한에서 수입하는 등 북한의 생명줄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 의회는 북한으로 석유를 수출하거나 북한과 금융 거래를 하는 제3국 기업과 은행도 제재하는 초강경 대북제재강화법에 대한 본격 심의를 앞두고 있어 이 법이 통과되면 미국이 중국 러시아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8일(현지 시간) 유엔 관련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중국이 금지 북한산 광물을 계속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안보리는 지난해 대북 제재 결의 2270호와 2321호를 통해 북한산 황금과 티타늄, 바나듐, 희토류, 구리, 니켈, 아연, 은, 조각상 등 9개 품목의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도 이 결의에 따라 황금과 티타늄, 바나듐, 희토류는 지난해 4월 5일부터, 그 외 품목은 12월 24일부터 수입을 금지했으나 실제로는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소리 방송이 분석한 유엔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북한에서 황금 구리 아연 은을 68만 달러(약 7억6000만 원)어치 수입했다. 특히 구리 아연 은의 경우 지난달에만 북한으로부터 65만 달러(약 7억3000만 원)어치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북한의 광물을 실은 선박들도 요즘 중국 연안을 자주 드나들고 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 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북한 선박들이 광물을 취급하는 롄윈강, 펑라이, 옌타이 항에 여전히 접안해 있다. 28일 현재 롄윈강 항에는 북한 선적의 ‘해방산’호가 입항해 있으며, 롄윈강 항에서 20여 km 떨어진 공해상에는 ‘소백산’ ‘능라1’ ‘하오유’ ‘흥봉3’ 등 북한 선박이 입항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28일 “북한의 노동자 송출은 북한 정권에 상당한 수익을 제공하고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비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측이 21일 두 나라가 ‘일방 국가 영토 안에서 타방 국가 공민들의 임시 노동 활동에 관한 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실무그룹 제7차 회의를 평양에서 열고 관련 의정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미 존스홉킨스대 산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28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고 재차 주장했다. 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를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과거 4차례 핵실험이 진행된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쪽 갱도 입구에서 3, 4대의 장비 운송용 차량이 발견됐고 통신 케이블이 깔렸다. 핵실험 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쓰이는 관측 장비일 가능성이 크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38노스는 또 북한이 펌프를 이용해 북쪽 갱도에 고인 물을 뽑아 올려 동쪽과 서쪽 갱도로 흘려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 및 데이터 분석 장비의 운용을 위해 북쪽 갱도 안의 물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카티나 애덤스 동아태 대변인은 28일 구두 논평을 내고 “북한의 불법적 행동에는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북한#핵실험#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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