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美-中 협력하면 ‘투키디데스 함정’ 피할수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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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발전고위급포럼 연설서 강조 “기존 패권국 美와 신흥강국 中, 충돌땐 모두 실패… 상생만이 해법”

“중국과 미국은 협력을 통해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과 ‘킨들버거 함정(Kindleberger Trap)’을 피할 수 있다.”

왕이(王毅·사진) 중국 외교부장은 20일 베이징(北京)에서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중심 주관으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다음 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충돌보다는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주창한 것으로 기존 패권 국가와 새로 부상하는 대국 간에는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가설이다. 왕 부장은 “기존 패권 국가인 미국과 신흥 강국인 중국이 충돌하면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며 양국 간 협력을 통한 상생을 강조했다.


킨들버거 함정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서유럽 부흥 계획인 마셜 플랜의 이론적 바탕을 제공한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의 이론에서 나왔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은 영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이 된 미국이 자유 무역 질서의 공공재 공급을 제공하는 데 실패한 데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왕 부장이 킨들버거 함정을 거론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가 세계 경제를 다시 한번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왕 부장은 “지금은 어느 한 나라가 공공재를 공급하기에는 세계가 너무 복잡하다”면서 “국제적인 협력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북핵 문제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병행 노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왕 부장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 활동을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도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8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도 북한과 한미를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에 비유하며 양측이 동시에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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