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굣길 교통안전 ‘보다, 서다, 걷다’ 실천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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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 시즌2]서울경찰청 재동초교서 캠페인
일단 차량 오는지 좌우 살핀 뒤, 횡단보도서 뛰지 말고 천천히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앞에서 김정훈 서울경찰청장(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재동초 1학년 학생들과 엄마손 팻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앞에서 김정훈 서울경찰청장(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재동초 1학년 학생들과 엄마손 팻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거기! 차 조심!”

15일 오후 1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창신초등학교 앞 왕복 4차로. 횡단보도 옆 차로를 건너던 남학생 한 명이 깜짝 놀라 걸음을 멈췄다. 학교 앞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학교보안관이 학생에게 다급히 “멈춰”라고 소리쳤다. 달려오던 아반떼 승용차도 급히 속도를 줄였다. 학교보안관은 “등하굣길에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잠시도 도로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본보 기자가 이날 서울 시내 초등학교 8곳의 등하굣길을 점검한 결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인데도 곳곳에서 위험한 상황이 목격됐다. 특히 등굣길보다 보호자가 없는 하굣길이 더 위험했다. 지난해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만1264건이고 사망자는 71명이다. 이 중 스쿨존에서 일어난 사고가 480건에 달한다.

최근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스마트폰이다. 좁은 인도를 걷거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게임을 하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재동초등학교 손모 군(11)은 “혼자 걸을 때 심심하니까 매일 스마트폰을 하는 편”이라고 했다. 5, 6명의 친구가 함께 교문을 나서면서 대화조차 하지 않고 모두 휴대전화만 보며 걷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걷는 내내 양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있어야 한다. 시선도 전방이나 좌우를 보지 못하고 아래로 고정된다. 복잡한 도로나 모서리에서도 차량 등 주변 상황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걷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느라 신호가 바뀐 걸 모르고 횡단보도 한쪽에 서 있다가 파란불이 깜빡일 때 뒤늦게 뛰어 건너는 학생도 많았다.

과거에 비해 학교의 교통안전교육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도로 맞은편에서 친구가 부르거나 정지신호가 길어질 때 참지 못하고 건너는 것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스쿨존 제한속도는 시속 30km. 그러나 이날 스쿨존에서 60km 안팎의 시속으로 빠르게 달리는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어린이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새 학기를 맞아 이날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에서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통안전캠페인이 펼쳐졌다. 서울지방경찰청과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활동을 하는 세이프키즈코리아 등이 마련한 캠페인이다. 어린이 보행 3원칙인 ‘보다, 서다, 걷다’를 실천하는 것이 캠페인의 핵심. 일단 좌우를 살핀 뒤, 횡단보도에서 뛰지 말고 천천히 움직이라는 뜻이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손가락 모양의 푯말을 들고 학생 37명과 직접 학교 앞 도로를 건넜다. 경찰은 보행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오후 2∼6시에 방과 후 교실을 방문해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인석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부장은 “어릴 때부터 ‘도로’라는 공적 공간에 대한 소양을 키워야 한다”며 “캠페인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생애주기별로 연속성을 가질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정지영 jjy2011@donga.com·조윤경 기자
#교통안전#서울경찰청#세이프키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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