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켈리 ‘BBC 방송사고’ 영상 조회수 1억 육박…“정말 당황, 방문 안 잠근 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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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15일 0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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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방송사고

사진=BBC 방송화면 캡처
사진=BBC 방송화면 캡처
생방송 인터뷰 중 자녀들이 ‘난입’하는 방송사고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는 14일 “평소와 달리 방문을 잠그지 않은 제 탓”이라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이날 영국 BBC,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말 당황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제게 오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웃었다.


켈리 교수는 지난 10일 영국 BBC 화상전화 생중계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때 네 살짜리 첫째 아이(딸)가 방문을 열고 춤을 추며 방 안으로 들어왔고, 앵커는 “아이가 들어온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당황한 켈리 교수는 팔로 딸을 제지했지만, 이번엔 생후 8개월 된 둘째 아이(아들)이 보행기를 타고 따라 들어왔다.

당시 거실에서 남편의 인터뷰 방송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던 아내 김정아 씨는 옆에 있던 아이들이 갑자기 화면에 연이어 등장하자 깜짝 놀랐다.

김 씨는 ‘빛의 속도’로 방으로 달려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지만, 이 모든 상황은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켈리 교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날 딸이 유치원에서 생일 파티를 해 무척 신이 났다”면서 “두 아이가 방에 들어온 순간 이제 다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집에서 방송 인터뷰를 할 때마다 상의만 정장으로 갈아입은 뒤 방문을 잠그고 인터뷰를 한다고. 하지만 이날은 방문을 깜빡하고 잠그지 않았다.

김 씨는 “아이들은 방문이 잠겨 있으면 내게 다시 오는데 이날은 아이들이 오지 않았다.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는 정말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영상을 보면 내가 웃음을 참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어린 아이들이고, 그게 바로 아이들의 행동이다. 정말 귀엽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 김 씨를 향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아내가 정말 최선을 다해 수습을 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 영상은 ‘한국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부 외신이 김 씨를 ‘유모’라고 표현했기 때문.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당황한 유모’라고 표현했다가 이후 ‘당황한 아내’로 정정했고,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역시 켈리의 아내를 ‘겁에 질린 유모’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켈리 교수는 “솔직히 별로 유쾌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지만, 김 씨는 “나는 더 이상 그걸로 논쟁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유모가 아니다. 그걸로 된 거다. 그냥 웃고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켈리 부부는 방송 후 다시는 출연 요청이 오지 않을 수 있다고 걱정했지만,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켈리 교수는 방송을 마친 뒤 BBC 측에 사과 편지를 보냈는데, BBC 측에서 인터뷰 영상을 온라인에 게재해도 되냐고 요청한 것.

켈리 교수는 처음엔 이를 거절했지만 BBC 설득에 영상 게재를 허락했고, 누리꾼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 영상은 BBC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면 무려 840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켈리 교수는 방송 직후 한국과 미국 등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이 쏟아져 휴대전화를 ‘비행 모드’로 전환해야 했다며, 이날 부산대에서 ‘방송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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