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로 농가 타격?… 축산농 소득 66%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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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발효 5주년’ 평가
전체 농가 평균소득도 23% 향상… 농축산물 대미수출 매년 10.3%↑
미국산 수입은 年0.2% 증가 그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기 전 국내 농가들은 커다란 불안감에 떨었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이 확대되면 국내 농가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관세 인하 문제는 광우병 논란과 맞물려 국론 분열까지 야기했다. 축산농가들은 한미 FTA 비준 직후인 2012년 초 소떼를 몰고 청와대로 향하는 대규모 상경 시위를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미 FTA 발효 5년이 지난 지금 이런 우려는 기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 농축산물의 대미(對美) 수출은 연평균 10.3%씩 증가했다. 반면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은 연평균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산업부는 “쇠고기 수입이 크게 늘었지만 미국 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등의 요인으로 전체 축산물 수입은 다소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국내 농가의 소득은 오히려 늘었다. 국내 전체 농가의 연 평균소득은 2015년 기준 3722만 원으로 FTA 발효 전인 2011년(3015만 원)보다 23.4% 증가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와 경쟁한 축산농가의 소득은 4년 새 66.1%나 상승했다.

그렇다고 미국산 농산물이 국내에서 자리를 못 잡은 것도 아니다. 한미 FTA 발효와 동시에 미국산 체리의 관세(24%)가 전면 철폐됐고 오렌지 관세(30%)는 매년 5%포인트씩 떨어져 국내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오렌지는 계절관세가 적용돼 3∼8월에 한해 낮은 관세가 부과돼 국내 농가도 보호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정민국 농촌경제연구원 FTA이행지원센터장은 “한우 고급화, 과일 고품질 생산 투자 등 농축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들이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돼 농가에 도움이 됐고 수출시장까지 커지면서 소득증대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15일로 발효 5주년을 맞은 한미 FTA가 양국에 ‘윈윈’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교역이 둔화하는 추세 속에도 한미 양국의 교역은 5년간 연평균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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