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 손흥민 ‘10점 만점에 10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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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8강전 밀월에 6-0 대승 주도
해리 케인 부상으로 주전 기회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토트넘의 아시아 선수는 한 명뿐이었다. 극성스러운 밀월FC 방문 팬들은 아시아 선수가 볼을 잡을 때마다 인종차별 구호를 내뱉었다. “DVD! 그는 3개를 5파운드에 판매한다!” 이는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아시아인은 불법 복제 DVD를 헐값에 파는 직업을 가졌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1부 리그) 토트넘의 손흥민(25)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밀월(3부 리그) 팬들의 원색적인 야유를 잠재웠다. 손흥민은 13일 안방인 영국 런던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끝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손흥민은 해트트릭이라는 최고의 방식으로 밀월 팬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FA는 밀월 팬들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잉글랜드 무대에서 자신의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한국인 선수가 EPL 소속으로 해트트릭을 작성한 것도 손흥민이 처음이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뛸 때는 해트트릭을 두 차례(2013년, 2015년) 기록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첫 해트트릭을 기록해 행복하다. 세 번째 골은 슈팅이 정확하지 않았지만 상대 골키퍼 실수로 해트트릭을 완성했기 때문에 운도 좋았다”고 말했다. 토트넘이 5-0으로 앞선 후반 47분 손흥민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는데 골키퍼가 공을 놓쳐 골이 됐다. 손흥민은 이날 3골을 추가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14골(EPL 7골, FA컵 6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골)로 늘렸다.

토트넘에서 험난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팀의 주포이자 경쟁자인 해리 케인이 부상을 당하면서 당분간 주전으로 활약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케인이 다쳤지만 손흥민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토트넘#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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