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해트트릭 ‘기적의 원맨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4일 05시 45분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잉글랜드 진출 첫 해트트릭 폭발

밀월전 3골 1도움…FA컵 득점 공동 1위로
한국선수 첫 독일·영국무대 해트트릭 기록


‘손흥민의 날’이었다.

손흥민(25·토트넘)이 잉글랜드 진출 후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근 한 달 보름 만에 골맛을 보며 마음껏 포효했다. 최근 리그 경기에서 출장 기회가 부쩍 줄어든 데 따른 아쉬움을 훌훌 털어내며 모처럼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벌어진 밀월과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 홈경기에서 릴레이 축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12·13·14호 골을 잇달아 터트렸다. 1월 29일 위컴비와의 FA컵 16강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한 뒤 42일만의 득점포 재가동이다. 해트트릭만 놓고 보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2013년 11월 함부르크전, 2015년 2월 볼프스부르크전 이후 프로 통산 3번째였다. 독일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한국선수는 ‘레전드’ 차범근에 이어 손흥민이 2번째였지만, 잉글랜드에서 뛴 한국선수들 가운데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아울러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이머리그 소속으로 모두 해트트릭에 성공한 한국선수도 손흥민이 최초다. 손흥민은 2015년 9월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라오스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FA컵의 사나이’로 부를 만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유독 FA컵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그가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FA컵에서 뽑은 골은 모두 14골. 그 가운데 1월 9일 애스터빌라전, 위컴비전 2골, 밀월전 3골 등 모두 6골이 FA컵에서 나왔다. FA컵 6골은 애덤 모건(커존 애쉬턴)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 기록이다.

전반 41분 첫 득점포를 가동했다. 선발출장했던 원톱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지자, 2선에 있다 최전방으로 옮긴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중앙으로 파고들며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9분에는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트리는 완벽한 움직임을 보이며 오른발로 멀티골을 작성했다. 대기록은 경기 종료 직전 완성됐다. 손흥민이 날린 왼발슛을 상대 골키퍼가 뒤로 흘리면서 3번째 골이 들어갔다. 토트넘은 3골에 1어시스트까지 보탠 손흥민의 원맨쇼 덕분에 밀월을 6-0으로 대파하고 4강에 합류했다.

해트트릭을 확정하는 손흥민의 왼발 슈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해트트릭을 확정하는 손흥민의 왼발 슈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손흥민은 “팀이 이기고 해트트릭까지 달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행운이 따른 3번째 골 상황에 대해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슈팅이 썩 좋지는 않았다. 나의 날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의 활약에 큰 만족감을 드러내며 이날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이 불가피하게 된 케인의 빈자리를 메울 대안으로 손흥민을 콕 집어 언급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은 스트라이커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그가 있어 (우리 팀으로선) 다행이다”고 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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