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카드 만들때 아직도 종이신청서 쓰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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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사활 건 혁신 경쟁

▲ 13일부터 신한은행에서 종이 신청서 대신 태블릿PC를 이용한 전자문서로 통장 발급 등 업무를 볼 수 있다. 신한은행 제공
▲ 13일부터 신한은행에서 종이 신청서 대신 태블릿PC를 이용한 전자문서로 통장 발급 등 업무를 볼 수 있다. 신한은행 제공
앞으로 신한은행의 모든 영업점에서 통장을 만들 때 여러 장의 종이 서류를 작성하고 서명을 반복하는 일이 사라진다. 태블릿PC의 전자문서로 간편하게 통장을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 KB국민은행은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영업점을 전국 100곳 이상으로 확대한다. 은행 문을 닫는 오후 4시 이후에도 창구 업무를 볼 수 있는 영업점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이 살아남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혁신’ 열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13일부터 전 영업점 창구에서 작성하는 각종 종이 신청서를 전자펜과 태블릿PC를 이용한 전자문서로 대체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디지털창구’를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통장이나 카드를 새로 발급하거나 대출 신청을 할 때 종이 신청서를 쓰지 않아도 된다.

여러 장의 서식을 디지털로 바꾸면서 신청 절차가 간편해졌다. 핵심 내용만 재구성해 각종 신청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가입자가 서명하는 횟수도 크게 줄었다. 예를 들어 입출금통장과 체크카드를 새로 발급받을 때 기존 종이 문서로는 이름과 서명을 총 28번 써야 했지만 전자문서로는 5번이면 충분하다. 걸리는 시간도 약 15분에서 7분으로 줄어든다. 한동영 신한은행 스마트혁신센터 부부장은 “비대면 채널 위주였던 디지털혁신을 창구에 도입해 업무 효율과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모두 올해의 화두로 ‘디지털혁신’을 꼽았다. 기존 영업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줄어드는 반면 무인점포, 야간영업 등 새로운 형태의 영업방식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키오스크 ‘유어 스마트 라운지’ 26개를 운영하고 있다. 손바닥 정맥 인증 방식을 이용해 365일 통장이나 카드 발급 등 100여 가지의 업무를 볼 수 있다. 우리은행도 이와 비슷한 ‘위비 스마트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홍채, 지문, 손바닥 정맥 등 생체정보로 대부분의 창구 업무를 처리하게 한 것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여는 은행 서비스와 업무 관행도 바뀌고 있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영업점을 100곳 이상으로 늘린다. 지난해 말 시범 도입한 시차출퇴근 영업점, 2교대 운영지점, 애프터뱅크 등을 전국 100∼130곳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직장인 밀집지역, 산업단지 지역 등 점포 특성에 맞춰 영업시간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의 의견을 수렴하고 점포별 주변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운영 규모나 점포를 선정할 예정이다. 임민순 국민은행 팀장은 “시범 운영해 본 결과 직원과 고객 모두 만족하는 ‘윈윈’ 전략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혁신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혁신 경쟁이 대(對)고객 채널뿐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도 효율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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