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노점하던 부모 아래서 성장… 사회적 약자 권리보호에 힘 쏟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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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재판관 지명된 이선애 변호사
사시 수석합격… 12년 판사 생활
헌재연구관 거쳐 인권위원 활동

양승태 대법원장은 6일 헌법재판소에서 유일한 여성 재판관인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후임에 법무법인 화우의 이선애 변호사(50·여·사법연수원 21기)를 지명했다. 이로써 13일 이 권한대행이 물러난 뒤에도 헌재는 여성 재판관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 내정자는 “앞으로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해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고 우리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는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내정자는 서울 출신으로 숭의여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시험(31회)을 수석합격하고 1992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대전지법과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거쳐 2004년 서울고법 판사를 끝으로 법원에 사표를 낸 뒤 2004년부터 2년간 헌재에서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했다. 판사로 근무할 당시 많은 여성 후배 판사들이 이 내정자를 존경하며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정자의 남편은 서울중앙지법 김현룡 부장판사(53·사법시험 30회)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쳤다. 이 내정자의 서울대 법대 선배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이 내정자에 대해 “재판관의 막중한 책무를 인권 보호 관점에서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내정자는 의류 노점을 하는 의붓아버지와 어머니 아래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2014년 1월부터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내정자가 “대입 수시전형에서 검정고시 출신자가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신입생 선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양 대법원장은 헌재의 이 권한대행 후임 지명권 행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후임자 발표를 미뤄 오다 이날 지명했다. 탄핵심판 심리가 끝나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어서 후임자를 지명하더라도 향후 선고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판단에서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이선애#헌재재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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