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의 잇단 미사일 도발, ‘한미동맹의 힘’ 보여줄 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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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새로 개발했다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지 22일 만이다. 북한 최서단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발사된 미사일 4발은 1000km를 날아 이 중 3발이 동해상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동창리 발사장은 작년 2월에도 북한이 인공위성이라며 ‘광명성 4호’를 쏜 장거리미사일 전용 발사장이다. 북한 김정은은 이곳에서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해 “다음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라는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사거리는 ICBM이나 IRBM보다 짧지만 유사시 핵으로 한국 전역과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에서 전술핵무기의 한국 재배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직후여서 더욱 충격적이다. 주한미군에 전술핵이 배치될 경우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 독점’은 끝난다. 김정은 정권이 핵탄두를 실어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ICBM 완성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론 분열과 사회 갈등으로 나라가 두 동강 난 우리의 탄핵 정국은 북한이 모험주의적 도박을 하기에 좋은 시기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려는 한국에 무차별 보복을 하고 있다. 백주대낮에 남의 나라 국제공항에서 암살극까지 벌인 북한이 이런 절묘한 시기를 놓칠 리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어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는 사드 배치를 놓고 “원점으로 가서 논의하면 해결할 수 있다”(문재인 전 대표) “중국을 봉쇄하는 부당한 요구를 거절해야 한다”(이재명 성남시장)는 얘기들이 나왔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전략적 모호성을 필요한 순간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모호성’이야말로 북한을 오판하게 만드는 잘못된 메시지임을 진정 모르는지 묻고 싶다. 민주당이 이러니 촛불집회 참석자 중 일부가 광주 롯데백화점 앞에 몰려가 ‘사드 부지 제공 철회’를 요구하는 것 아닌가.

북한의 막가파식 도발에 대응하는 방법은 일치된 국론과 굳건한 동맹의 힘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다. 긴밀한 한미동맹으로 사드 배치를 최대한 서둘러 완료하고 추가 배치로 방어의 사각지대도 없애야 한다. 아울러 전술핵 배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이게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힘을 통한 평화’이기도 하다. 우리도 군사력 강화를 위한 국방비 증액을 통해 미국과 ‘같이 갑시다!’라고 외쳐야 한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icbm#irbm#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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