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땅’ 고척돔에서 누가 웃고 울었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6일 09시 30분


WBC 대표팀 김태균-이용규-최형우-서건창-김하성(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WBC 대표팀 김태균-이용규-최형우-서건창-김하성(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1라운드)가 6일 ‘운명의 땅’ 고척스카이돔에서 막을 올린다.

2015년 말 개장한 고척돔은 방문팀보다는 익숙한 장소다. KBO리그는 지난해 한 시즌을 고척돔에서 치렀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드는 궁금증 하나. 과연 28명의 태극전사들이 모두 고척돔에서 훨훨 날았을까. 스포츠동아는 한국대표팀의 2016시즌 고척돔 성적을 야구통계전문회사인 스포츠투아이에 의뢰했다. 표본이 적은 투수진을 제외한 타자들의 성적을 비교분석했다.

● ‘4할대 위용’ 김태균-이용규-최형우

지난 시즌 미국에서 활약한 이대호와 고척돔을 홈으로 쓰는 넥센 소속 타자들(서건창~김하성)을 제외한 대표팀 야수진 대부분은 지난해 최대 8경기 동안 30타석 안팎을 고척돔에서 소화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선수는 타율 4할대의 위용을 보인 김태균과 이용규(이상 한화), 최형우(KIA)다.

김태균과 이용규는 고척돔에서 각각 타율 0.484·12타점과 0.424·8득점으로 가장 준수한 성적표를 자랑했다. 특히 김태균이 올린 12타점은 9개 구단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식사량이기도 했다. 최형우의 기록 역시 앞선 둘 못지않았다. 최형우는 8경기 동안 정확히 4할 타율을 올림과 동시에 홈런 4개와 2루타 5개를 뽑아냈다. 대표팀으로선 상위타선을 책임질 세 선수가 고척돔에서 좋은 기억을 안고 있다는 점이 믿을만한 구석이다.


가장 많은 태극마크를 배출한 두산과 홈팀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도 고척돔에서 매서웠다. 김재호는 8경기 타율 0.381·2홈런을 기록했고, 민병헌 역시 8경기 타율 0.313·2홈런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양의지와 오재원 역시 타율 0.286과 0.278로 흡족할만한 성적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안방을 쓰는 서건창과 김하성은 지난 시즌 홈경기(72게임)에 모두 나와 고감도 타격을 자랑했다. 서건창은 고척돔에서만 100안타(타율 0.352)를 때려냈고, 김하성은 10홈런-10도루로 ‘20-20 클럽’의 발판을 안방에서 마련했다. 이밖에 손아섭(롯데)은 타율(0.265)은 낮았지만 2루타만 6개를 기록해 특유의 장타력을 뽐냈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고척돔에서 활짝 웃은 것은 아니다. 박석민(0.229)과 김태군(0.222·이상 NC), 허경민(0.222)과 박건우(0.212·이상 두산)는 모두 2할대 초반 타율로 고개를 숙였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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