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오연아 “돈 없어 지하철 10정거장 걸어다녀…정우성 덕에 배우 생활 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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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3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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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 ‘해피투게더3’ 캡처
사진= KBS2 ‘해피투게더3’ 캡처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배우 오연아가 정우성의 도움으로 배우 생활을 재기하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2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는 배우 박진희, 장소연, 오연아, 남보라, 조혜정, 허영지가 출연한 ‘여배우들’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오연아는 산전수전을 겪었던 무명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불과 1년 반 전 ‘시그널’과 ‘아수라’를 찍기 전에 연기를 그만뒀었다”며 “저는 혼자만의 꿈이 있기 때문에 안 먹고, 안 쓰고, 안 하는 건 견딜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오연아는 “그러던 어느 날 조카가 태어났다. 돌잔치를 가야하는데, 정말 조카에게 무언가를 사주고 싶은데 사줄 돈이 없었다”며 “(선물은 포기하고)돌잔치 장소까지 지하철로 한 10정거장 됐다. 거길 걸어서 갔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돈이 없을 때는 한겨울에 걸어다니는 건 다반사였다. 일도 아니다. 강남에서 성수동, 성수동에서 왕십리, 대학로로 걸어다녔다”라며 “대교 건너는 건 일도 아니다. 이제 저는 어디로 가서 어떻게 가야 대교를 건널 수 있는지 다 안다. 왜냐하면 잘못 올라가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오연아는 “내가 혼자 하는 건 다 견딜 수 있는데 정말 누군가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데 (못 해주는 게)미안해서 그 사람을 못 만날 때 그게 힘들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배우 일을 그만둬야 겠다고 느낀 결정적인 계기는 강아지가 12~13세 때 갑자기 아파하길래 안고 동물병원으로 뛰어갔다. 동물병원 앞에 섰는데 통장에 돈이 하나도 없더라”며 “1만 원 이하로 남아 있어서 찾을 수가 없었다. 정말 한참을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내가 무엇 때문에 연기를 하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이 들어 정말 냉정하게 (배우 생활을)그만뒀다”며 울먹였다.

배우 생활을 그만 둔 오연아는 아르바이트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한 달에 50만 원 정도를 벌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는 그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며 “‘내가 오늘 5만 원어치 일했구나’, ‘오늘은 5만5000원어치 일했으니까 사료도 살 수 있고 물도 살 수 있겠구나’ 하면서 사람처럼 살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었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MC들이 “겉으로만 보면 유복하게 자란 것처럼 보인다” “외동딸처럼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묻자 오연아는 “부모님이 아직도 힘든 일을 하신다.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 길에서 찹쌀떡도 팔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겪은 감정들이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찹살떡 판매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연아는 “정말 잘 팔린다. 그런데 머리가 좋아야 된다. 병원 앞 등 배고픈 사람이나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정말 잘 팔린다”라며 청량리역과 택시 승차장 등을 추천했다.

오연아는 배우 생활을 재개한 계기를 마련해준 사람이 다름아닌 배우 정우성이라고 밝혔다.

오연아는 “모든 걸 다 내려놓을 때 선물처럼 하나가 온다고 하지 않나. 2년 전에 찍었다가 개봉을 못했던 영화가 뒤늦게 상영됐는데 정우성 선배님이 그 영화를 보고 날 영화사에 추천을 했더라”면서 “‘소수의견이라는 영화에 나온 오연아라는 배우가 있는데 후배가 좋은 길로 갈 수 있다면 한 번 끌어줘야 되지 않겠냐’ 했다더라. 그걸 오디션 끝나고 알았다. 그게 ‘아수라’였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영화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범죄액션영화로, 불교의 6도에서 인간계(人間界)와 축생(畜生) 사이에 위치하는, 끊임없이 서로 싸우고 전쟁을 일삼는 ‘아수라도’(阿修羅道)에서 제목을 따왔다. 배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으며, 오연아는 극중 정우성의 아내이자 황정민의 이복 동생으로 실감 나는 말기암 투병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정우성이 영화 ‘소수의견’을 보고 오연아를 영화사에 추천한만큼, 당시 ‘아수라’ 측은 “‘소수의견’에서 국민참여재판 전담 검사로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준 오연아”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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