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軍급식 부른 5000억대 입찰 담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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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돈가스 등 9년간 짬짜미… 낙찰가 끌어올려 물량 나눠먹기
19개 업체 335억 과징금… 12곳 檢고발

군 장병의 먹거리를 납품하면서 부당하게 담합한 식품회사 19곳이 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군 장병들이 먹는 햄버거 재료 등 육가공식품을 중심으로 5000억 원어치의 계약을 담합으로 따내 부당이득을 챙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군납 식단 입찰에 담합한 ㈜동원홈푸드 등 19개 업체를 적발해 33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이 중 12곳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19개 회사는 2006∼2015년 발주된 군납 급식류 발주 329건에 입찰하면서 낙찰 예정사와 투찰가격을 ‘짬짜미’ 형식으로 짰다. 낙찰을 받을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이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해 낙찰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이었다. 일부 회사는 담합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퇴직한 직원을 통해 다른 회사에 투찰 예정 가격을 알려주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담합 때문에 납품 가격은 실제로 올랐다. 참치·골뱅이의 경우 평소 낙찰률(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90∼93%였지만 이들이 담합한 뒤로 최고 98% 수준까지 치솟았다. 낙찰률이 오르면 부실한 식자재를 높은 가격에 사게 돼 결과적으로 장병들의 밥상에 ‘비싸고 맛없는’ 식사가 올라가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9년여 동안 이들이 따낸 계약액은 5000억 원에 이른다. 일명 ‘군대리아’로 불리는 햄버거 식자재는 물론이고 소시지 돈가스 미트볼 등 육가공품, 생선가스, 어묵, 골뱅이통조림 등 대부분의 장병 먹거리에 대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담합했다.

세종=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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