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야시장 3일 다시 문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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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화재로 영업중단 93일만에… 대구 중구, 시장주변 도로점용 허가
5일까지 재개장 축하행사 열려

2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 상인이 3일 재개장을 위해 판매대 간판을 청소하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2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 상인이 3일 재개장을 위해 판매대 간판을 청소하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다시 일어서는 상인들 많이 응원해 주세요!”

이영민 서문시장 야시장 대표(27)는 2일 재개장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기약 없이 무작정 기다리면서 힘들었지만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며 “시장의 모든 상인이 화합하고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문시장 야시장이 3일 다시 문을 연다. 지난해 11월 30일 4지구 화재로 영업을 중단한 지 93일 만이다.

대구 중구는 최근 야시장이 들어설 4지구 주변의 도로 점용(占用)을 허가했다. 상인 80여 명은 2일까지 매대 전구를 교체하고 쌓인 먼지를 제거하는 등 준비 작업을 마무리했다. 한 상인은 “화재 때 묻은 재를 벗겨내는 일이 고됐지만 모두 즐겁게 마쳤다”며 “한동안 헛걸음했던 손님들을 보며 안타까웠는데 이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야시장은 식품 코너 65개와 상품 코너 15개로 80개 매대로 구성됐지만 상인들이 쉬는 동안 개발한 새로운 메뉴와 업종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4지구 인근 골목(길이 350m, 폭 12m)에 문을 연 야시장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1만 명을 넘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그러나 화재 이후 4지구 상가 붕괴 우려와 철거 작업, 화재 원인 조사 등으로 재개장이 계속 미뤄졌다.

삶의 터전을 잃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은 상인이 대부분이었다. 여유 자금을 잃은 일부 20, 30대 청년 상인들은 다른 일이라도 하며 버텨보겠다고 나선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대표는 “재개장 초기 전체 80여 명 가운데 70명가량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모두 같이 해야 빨리 예전 모습을 찾는다는 공감대가 생겨 최대한 빨리 합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3∼5일 야시장 재개장 축하 행사로 서문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서문나이트파티, 재탄생’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 체험 및 공연을 선보인다. 이 기간 입구와 거리 무대에서 힙합 초대가수 공연과 연극, 마임 등을 볼 수 있다. 4일은 K팝의 날로 정하고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행사를 연다. 5일은 개그맨 전유성의 ‘철가방극장’을 만날 수 있다. 야시장 운영 시간은 일∼목요일 오후 7시∼11시 반, 금·토요일 오후 7시∼밤 12시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블로그(nightseomun.blog.me)를 참조하면 된다.

시는 야시장 개선 및 기반 확충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휴식 및 식사 공간을 늘리고 매대 앞에 대기 행렬을 정리하는 이동식 간이 울타리도 설치한다. 쇼핑 편의를 위해 사전 주문과 배달, 온라인 결제를 한 번에 하는 택배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체류형 관광을 위해 중구 근대골목투어와 약령시를 연결하는 야간 투어를 만들고 한옥 게스트하우스도 확충할 예정이다. 대구시와 중구는 서문시장 진입로 330m 구간에 비가 올 때도 야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동 개폐식 아케이드를 설치할 계획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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