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아이러브 스테이지] 최우혁 “밑바닥 인생, 커튼콜로 완성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3일 05시 45분


2015년 연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혜성처럼 국내 뮤지컬계에 등장한 배우 최우혁이 세 번째 출연작 ‘밑바닥에서’의 페페로 역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015년 연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혜성처럼 국내 뮤지컬계에 등장한 배우 최우혁이 세 번째 출연작 ‘밑바닥에서’의 페페로 역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뮤지컬 ‘밑바닥에서’ 최 우 혁

마지막 꿈마저 물거품이 되는 페페르
‘프랑켄슈타인’ 앙리 때보다 더 힘들어
소극장 무대, 배우 숨쉬는 것까지 보여
해야할 것도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많아


스포츠동아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sportsdonga)를 통해 독자들의 관심을 끌 새로운 인터뷰 코너를 마련했다. 바로 SNS의 동시성, 현장성을 살린 라이브 인터뷰다. 말 그대로 스타들의 인터뷰 현장을 스포츠동아 페이스북에서 날 것으로 생중계한다. 사전준비나 연출 같은 것은 없다. 스타와 기자가 만나 인터뷰하는 ‘비밀의 공간’을 엿보는 재미를 독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해서이다.

스포츠동아 페이스북 라이브 인터뷰의 첫 ‘손님’은 뮤지컬배우 최우혁(24). 2015년 11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앙리 뒤프레 역으로 데뷔해 국내 뮤지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람이다. 앙리 역에 함께 캐스팅된 인물들이 뮤지컬 톱스타 박은태, 한지상이라는 점만 봐도 당시 최우혁의 등장이 얼마나 파격적이었는지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최우혁은 ‘프랑켄슈타인’과 ‘올슉업(2016)’을 거쳐 세 번째 작품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3월9일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밑바닥에서’의 주인공 페페르 역을 맡았다. 러시아 극작가 막심 고리키의 1902년 희곡 ‘밤 주막’을 연출가 왕용범이 각색해 새롭게 완성한 작품이다. 국내 공연은 10년 만이다.

● ‘프랑켄슈타인’보다 어려운 ‘밑바닥에서’… 맛집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

-‘프랑켄스타인’, ‘올슉업’ 모두 대극장 작품이었다. 소극장 무대는 처음인데.

“대극장과 소극장의 차이는 확연하다. 대극장은 1층은 물론 2·3층의 맨 뒷자리 관객에게까지 똑같은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하다보니 모션 등이 과장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소극장은 배우가 숨 쉬는 것까지 보인다. 해야 할 게 정말 많고,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정말 많다. 눈코 뜰 새 없이 내가 할 역할을 하다보면 어느새 커튼콜이 시작되고 있더라.”

-권투선수가 되려다 배우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솔직히 권투선수 외모는 아니지 않나.

“아버지가 경상도 ‘원조’ 남자시다. 아들이 강하게 크기를 원하셔서 초등학교 6학년 때 권투를 시작했다. 지금도 권투는 대단히 신사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권투에 푹 빠져 살다보니 어느 순간 선수의 길을 걷고 있었다. 지금은 이렇게 배우가 되었지만(웃음).”

-‘프랑켄슈타인’의 앙리 역으로 발탁되었을 대 경쟁률이 1000:1이었다고 한다. 왕용범 연출이 강력하게 추천했다는 후문이 있는데. 왕 연출은 오디션장에서 ‘쌩무명’ 최우혁으로부터 무엇을 발견했던 걸까.

“앙리가 아니라 앙상블로 오디션을 봤다. 왕 연출께서 앙리 노래를 시키셨을 때 순간 머릿속으로 ‘평생 안 올지도 모르는 기회다’라는 생각이 지나갔다. 내 생애 마지막 노래라고 생각하며 이를 악 물고 노래했다. 그 모습에서 작게나마 가능성을 보아주신 게 아닐까.”

-‘프랑켄슈타인’은 어두웠고, ‘올슉업’은 밝고 명랑한 작품이었다. ‘밑바닥에서’는 다시 어두운 쪽인데.

“원작의 배경인 지하실을 선술집으로 바꿨다. 밑바닥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페페르는 감옥살이를 하고 나와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그마저 수포로 돌아가는 인물이다. 솔직히 앙리 때보다 힘든 역할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앙리는 연기도 노래도 어렵기로 소문난 배역이다. 그런 앙리보다 페페르가 어렵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페페르는 커튼콜이 끝나야 비로소 완성되는 캐릭터다. 두 시간 동안 한 순간도 집중력을 놓아서는 안 된다. 게다가 관객 바로 앞에서 디테일을 연기해야 하니. 온갖 맛집의 음식을 한 곳에 모아놓은 식당 같은 캐릭터이자 작품이라고나 할까.”

뮤지컬 배우 최우혁.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뮤지컬 배우 최우혁.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최우혁은 “밑바닥에서는 보여드릴 게 너무 많은 작품”이라며 “마치 프랑켄슈타인의 작은 버전 같다”고 했다. 말 한 마디마다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두텁게 발라져 있었다.

최우혁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자료를 뒤지다 보니 ‘올슉업’을 보고 얼굴이 달아 트위터에 올렸던 글이 눈에 띄었다. 당시 “최우혁은 한국뮤지컬계가 발굴한, 아니 제 발로 등장한 대물이다. 프로필은 프랑켄슈타인 단 한 줄 뿐이지만 한 10년쯤 무대에 선 듯한 괴물 같은 배우다”라고 썼고,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아니, 오히려 더욱 단단해졌다.

아참, 최우혁 배우와의 페이스북 라이브 인터뷰는 조회수가 일반 기사 포스팅의 30배를 훌쩍 넘는 대박을 쳤다. 첫 라이브 인터뷰에 쾌히 응해준 최우혁 배우와 독자, 특히 최우혁 배우의 팬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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