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수 없는 유승민-남경필, 정책행보 안간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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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아동수당 月10만원” 세번째 공약… 28일 김종인-정운찬과 토론회
남경필 “年소득 2000만원 기본근로 도입” “사즉생”… 한국당과 차별화 주장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백약이 무효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선거캠프에서 나오는 말이다.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써도 ‘마의 5% 벽’을 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이 섞여 있다.

유 의원은 26일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세 번째 공약을 내놨다. 초등∼고등학생 자녀 1명당 월 10만 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신설하고, 집에서 키우는 영아(0∼35개월)에게 지급하는 양육수당을 현행보다 두 배 이상으로 올리는 내용이다. 맞벌이 학부모의 부담을 덜기 위해 초등학교 1∼6학년의 하교 시간을 오후 4시로 단일화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남 지사도 이날 ‘기본 근로’를 도입해 연 2000만 원가량의 소득을 보장하는 일자리를 최대 10만 개 창출하겠다는 일자리 공약을 발표했다. 야권 주자들의 ‘기본 소득’에 대응한 개념이다.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를 본뜬 ‘플랫폼 도시’를 전국에 10개 조성해 일자리 30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유 의원과 남 지사는 매주 1, 2차례 공약을 내놓으며 꾸준히 정책 행보를 하고 있다. ‘집토끼(전통 보수층)’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산토끼(중도층과 부동층)’는 야권 주자들에게 흩어진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유 의원 측은 “지금은 정책이 아니라 정치를 할 때”라는 지적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당내 ‘큰형님’인 김무성 의원도 찾아가고, 중도-보수 진영 연대를 위한 물밑 접촉도 활발히 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한 측근은 “정치를 할 공간이 있는 주자들에게나 통하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다만 유 의원은 28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가 진행하는 ‘한국 경제 길을 묻다’ 토론회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함께 참여한다. ‘유승민식 연대 모색’인 셈이다.

남 지사의 고민은 더 깊다. 일단 ‘유승민 뛰어넘기’를 1차 목표로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도 “바른정당은 ‘좌표’를 잃고 서서히 죽어간다. 살아나는 유일한 길은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라며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를 주장했다. 바른정당은 이날부터 탄핵심판 선고까지 매일 비상시국회의를 가동하며 선명성을 부각할 예정이다.

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유승민#남경필#대선#정책행보#바른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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