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과 운명적 만남 난 금지된 것을 열망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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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바네사 메이’ 일렉트릭 첼리스트 티나 구오

‘제2의 바네사 메이’로 불리는 일렉트릭 첼리스트 티나 구오. 그는 “친구이자 멘토인 한스 치머의 유연한 사고에 늘 놀란다”면서 “언젠가 람슈타인,
레이디 가가, 스크릴렉스와도 꼭 협업해 보고 싶다”고 했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제2의 바네사 메이’로 불리는 일렉트릭 첼리스트 티나 구오. 그는 “친구이자 멘토인 한스 치머의 유연한 사고에 늘 놀란다”면서 “언젠가 람슈타인, 레이디 가가, 스크릴렉스와도 꼭 협업해 보고 싶다”고 했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 ‘인셉션’ ‘셜록 홈즈’ ‘아이언맨 2’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이들 영화에서 첼로 소리가 들렸다면 당신은 티나 구오(Tina Guo·31)의 사운드를 알고 있는 셈이다. 그는 영화음악가 한스 치머(‘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 ‘라이언 킹’ 등)의 뮤즈다. 치머의 콘서트 때 가장 앞줄에 서서 분위기를 주도한다. 게임 속 전사처럼 분장하고 일렉트릭 첼로를 지미 헨드릭스처럼 연주하는 그는 ‘21세기의 바네사 메이’다. 》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 머무는 구오를 23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최근 유명 게임의 주제곡들만 모아 재해석한 앨범 ‘Game On!’을 전 세계 동시 발매했다. ‘포켓몬’ ‘테트리스’ ‘파이널 판타지’ 등 다양한 게임음악이 헤비메탈, 오케스트라, 첼로 연주가 섞인 독특한 편곡으로 재탄생했다.

“클래식 음악가 집안에서 자랐어요. 5세 때 첼로를 배워 9세 때부터 오케스트라 협주를 시작했으니 빨랐죠. 클래식을 좋아했지만 보수적인 분위기는 싫었어요. 18세에 클래식 전공으로 대학에 들어갔지만 일렉트릭 첼로를 사서 연주하기 시작했어요. 헤비메탈과 인더스트리얼 뮤직을 엄청나게 좋아했거든요.”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5세 때 미국으로 이민한 구오의 영어는 그의 연주처럼 쾌속 질주했다. “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거 있잖아요. 클래식을 하다가도 람슈타인, 메탈리카 같은 시끄러운 음악 듣기를 즐겼어요. 처음 일렉트릭 첼로를 구입했을 때는 유튜브로 잉베이 말름스틴, 스티브 바이의 연주 영상을 보며 따라 했죠. 내 악기로 어떤 장르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구오의 튀는 외모, 폭발적인 연주력, 파격적인 무대 매너는 곧 영화, 방송, 게임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곧 개봉하는 영화 ‘원더우먼’에도 참여했다. ‘Game On!’ 수록 곡 중 ‘Super Mario Bros.’는 구오의 종잡을 수 없는 세계를 잘 보여준다. ‘슈퍼마리오’의 귀여운 테마가 이내 헤비메탈로 바뀐다.

“저는 기타리스트들과 같은 장비를 써요. 디스토션 페달(기타 소리를 거칠게 바꿔주는 장치) 중에선 관 모양 케이스에 담긴 ‘블러드 드라이브’를 즐겨 쓰죠.”

연초, 한스 치머가 구오와 세계 최대 대중음악 축제인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4월)에 출연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힙합과 록 팬을 자처하는 수만 관객이 구오의 퍼포먼스에 열광할 듯하다. “8월까지 치머와 미주, 오세아니아, 유럽을 돌며 공연합니다. 내년엔 꼭 아시아에도 들렀으면 해요.”

그가 클래식 첼리스트의 꿈을 접은 이유는 뭘까. “첼리스트 이전에 인간이고 싶었어요. 세상 모든 걸 경험하고픈 욕심 많은 인간요. 보수적인 분위기에 저항하는 극단적 분노, 가슴 아픈 실연, 경제적 어려움…. 삶의 경험이 모여 저의 거친 퍼포먼스를 만들었다고 믿습니다. 젊은 첼리스트들에게도 조언하고 싶어요. 가끔은 연습실 밖으로 나가 다양한 삶을 부딪치고 경험하라고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티나 구오#한스 치머#일렉트릭 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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