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고려대 해외한국학자료센터의 조사에서는 국내 조선 상업사 연구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문서 등 고문서가 다수 발견됐다. 책으로 묶인 ‘성책본(成冊本)’ 250여 책과 낱장 문서 3500여 점 등이다.
대표적인 것이 19세기 면주(綿紬·명주)를 팔던 상인들이 남긴 자료다. 국가에 면주를 납품하던 면주전 상인과 왕실, 호조의 관계, 면주전 운영 실태 등이 드러난다. 1738∼1873년 작성된 주민등록신고서와 주민등록등본 역할을 했던 한성부 주민의 준호구도 다량 확인됐을 뿐 아니라 서울 양반의 재산 운영과 경제 규모를 볼 수 있는 분재기도 나왔다.
안승준 한중연 고문헌연구실장은 “국내에 남아 있는 고문서는 영남과 호남의 지방 양반 가문 자료가 대부분인 데 비해 ‘가와이 문고’ 고문서에는 한성부 주민 자료가 많아 사료적 가치가 크다”며 “국내에는 상업 문서가 극히 드물어 이번 발견 자료는 상업사 연구의 중요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조선시대 동래 왜관(倭館)의 풍속과 풍경을 일본인이 그린 두루마리 ‘조선도회(朝鮮圖繪)’도 발견됐다. 왜관 건물의 명칭이 하나하나 기록돼 있고 동래부사와 대마도 참판사의 연회, 왜관에 온 일본인이 용두산에서 호랑이를 사냥하는 모습, 시장 풍경 등이 세세하게 그려져 있다.
종옥전(宗玉傳)을 비롯해 국내에는 없는 유일본 한글 소설과 희귀 이본(異本) 소설도 발견돼 국문학 연구의 중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가와이 박사가 수집했지만 가와이 문고의 현재 목록에는 빠져 있는 서적 70여 종도 새로 발견하고 서지 목록을 작성했다. 이 소설들에는 독자의 감상 등이 함께 기록돼 있어 가치가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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