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부산 마이스산업에 주춧돌… 지난해 70억 매출 승승장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50> 리컨벤션

(주)리컨벤션이 지역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근 기업 부설 관광마이스 연구소를 개소하고있다. 리컨벤션 제공
(주)리컨벤션이 지역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근 기업 부설 관광마이스 연구소를 개소하고있다. 리컨벤션 제공
‘리컨벤션이라면 가능하다.’ ‘즐거워야 성공할 수 있다.’

부산 마이스(MICE·기업 회의, 포상 관광, 컨벤션, 전시회) 산업에 주춧돌을 놓고 꿈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리컨벤션의 슬로건이다.

굴뚝 없는 공장이 밀집한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의 KNN 건물 14층에 있는 리컨벤션은 일년 365일이 모자랄 정도로 스케줄이 빡빡하다. 최근 사무실에 들어서자 부산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국제회의 기획사(PCO)의 분위기가 잘 느껴졌다.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회사답게 잘 정돈된 2000m²의 공간에서 직원 40여 명이 국제전화로 스케줄을 확인하고 협력 업체에 협조를 구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마이스 대상, 2015년 부산 5대 전략산업 선도 기업, 지난해 부산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선정된 저력이 엿보였다.

지난해 연매출 70억 원을 기록한 리컨벤션은 2001년 2월 설립됐다.

외국계 호텔을 거쳐 공기업인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에서 마케팅 및 홍보팀장을 지낸 이봉순 대표(55·여)가 ‘언젠가 꼭 해보겠다’고 상상했던 꿈을 실현했다. 해양 관련 업무로 외국 출장이 잦았던 그는 마이스 산업으로 부가가치를 늘리는 선진국 사례를 보고 이 분야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10년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자 “여자가 뭔 사업이냐”며 핀잔도 받았다. 그러나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는 여성이라는 게 오히려 장점이 됐다. 수도권에 집중된 업계 특성상 받은 차별과 서러움이 ‘한번 붙어 보자’는 오기를 불러 일으켰다.

2002년 기획한 ‘세계음식문화박람회’는 의욕만 앞서는 바람에 ‘쪽박’을 찼다. 빚을 청산하기 위해 집 두 채를 팔아 가족은 사무실 한쪽에서 1년간 기숙을 했다. 그러나 협력 업체에는 1원의 손해도 끼치지 않았다. 이는 리컨벤션이 신뢰와 의리의 기업으로 자리 잡는 데 밑거름이 됐다.

이 실패는 텃세가 심한 국내 시장보다는 능력 위주인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회가 됐다. 2003년 세계적 기업인 영국의 리드사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갔다. 부산의 특성을 살려 해양 관련 국제 행사에 집중한 것도 주효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2년, 120여 개국 6만여 명이 참석한 초대형 국제 행사인 세계라이온스대회의 공식 운영 업체로 선정돼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당시 행사는 지역 경제 유발 효과만 950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국제항만협회(IAPH) 세계총회를 부산에서 유치한 것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 지금까지 리컨벤션이 치러 낸 대규모 행사만 200건이 넘는다. 매년 고정적으로 운영하는 대형 회의 및 행사만 30건에 이를 정도로 부산 마이스 산업의 맹주가 됐다. 이 가운데 유효 등록자가 3000명이 넘는 국제 행사만 10건이 넘는다.

변화와 혁신으로 부산 마이스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리컨벤션 직원들이 최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변화와 혁신으로 부산 마이스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리컨벤션 직원들이 최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런 힘은 자체 행사 개발 같은 차별화에서 나왔다. 매년 12월 열리는 글로벌 여성 리더 포럼과 부산의 특징을 살린 해양 리더 포럼이 대표적이다. 회사 조직을 연출 홍보 초청 등록 등 분야별 전문팀으로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동시통역사가 3명 있지만 다른 직원 모두가 외국인과 자유자재로 대화할 정도로 외국어 실력도 뛰어나다.

업계에선 극히 이례적으로 최근 문을 연 기업 부설 관광마이스연구소도 자랑거리다. 연구원 7명이 그동안의 노하우와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개발해 리컨벤션의 제2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이봉기 관리이사(59)는 “특급 호텔과 회의 시설, 천혜의 자연 환경, 지역 인재가 어우러진 부산은 글로벌 컨벤션 도시로서의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