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이 없었던 K리그, ACL 무거운 첫 걸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3일 05시 45분


제주vs장쑤의 경기 장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vs장쑤의 경기 장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무승부…제주는 장쑤에 패배
K리그 4개팀, 첫 조별리그서 무승


지난해 전북현대에 이어 2년 연속 아시아클럽대항전 정상 등극을 노리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첫 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4개 팀이 32강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무3패의 부진을 보였다.

21일 FC서울(F조)과 울산현대(E조)가 각각 상하이 상강(중국)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에 무릎을 꿇은 데 이어 22일에도 짙은 아쉬움만 남겼다. 홈으로 장쑤 쑤닝(중국)을 불러들인 H조의 제주 유나이티드는 후반 45분 하미레스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고,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원정경기를 치른 G조의 수원삼성은 1-1로 비겼다.

특히 최근 수년간 지구촌을 강타해온 ‘차이나 머니’와 맞선 K리그의 도전은 힘겹기만 했다. 전체적인 경기력과 내용에선 대등하거나 우세했음에도 둔탁한 마무리로 인해 결과까지 얻진 못했다. 공격을 잘 풀어가다가도 상대가 탁월한 ‘한방’을 지닌 터라 항상 뒷문을 신경 써야 했다. 사실상 투자가 멈춘 K리그에 ‘압도적인’ 팀이 없어 빚어진 사태다.

장외 분위기도 쓰라렸다. 제주-장쑤전이 그랬다. 지난해 여름까지 서울을 이끈 장쑤 최용수 감독이 2011년 4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제주에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사실, 이러한 징크스를 깬 이가 현재의 제주 조성환 감독이란 점(상대전적 2승1무2패)에서 이날 결전의 스토리 라인은 풍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월드컵경기장은 홈과 원정을 구분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구단에서 마련한 전세기로 동행한 1500여명의 장쑤 응원단이 토해낸 열기는 뜨겁기 그지없었다. “안방 같지 않은 안방”이라는 제주가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됐다. “해볼 만했다”는 희망만으로는 부족한, 많은 것을 시사한 첫 여정이었다.

서귀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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