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경제]은행 vs 증권사, 때 아닌 ‘운동장 설전’…승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2일 1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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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에서 때 아닌 ‘운동장’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은행·증권사 업무 영역을 둘러싼 ‘기(氣) 싸움’입니다. 두 업계는 은행의 신탁업 확대, 증권사의 법인 지급결제와 외국환 업무 허용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발단은 은행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금융투자업계가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던 황 회장의 발언이었습니다. 하 회장은 20일 “운동장이 기울어진 게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논리로 반박했습니다. 모두가 한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종합운동장’인 겸업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했죠.

다음날 금융투자협회는 ‘종합운동장론에 대한 반박’이라는 제목의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하 회장의 전날 발언을 ‘인정’과 ‘반대’로 나눠 조목조목 다시 반박하는 내용이었죠. 결론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최근 문제 제기는 업권간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금융산업 전체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 내용입니다. 양측이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런 결론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밥그릇 싸움’임을 인정한 것 아닐까요?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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