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대표팀, 日 최고명문 요미우리와 붙던 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0일 05시 30분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일본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와 평가전을 치른 오키나와 나하구장은 경기 전부터 한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일본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와 평가전을 치른 오키나와 나하구장은 경기 전부터 한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일본의 남쪽 섬, 오키나와는 매년 2월 야구팬들로 북적댄다. 일본 프로팀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면서 본토에서 각 구단 팬들이 찾는데다, 전지훈련을 오는 한국 팀도 많아 경제효과가 엄청나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일본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와 평가전을 치른 오키나와 나하구장은 경기 전부터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일본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와 평가전을 치른 오키나와 나하구장은 경기 전부터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 요미우리를 위한, 오키나와 최고의 구장

오키나와의 시가지 나하에 위치한 셀룰러스타디움은 일본 최고 명문, 요미우리를 위한 구장이다. 내야 좌석만 총 1만5000석, 외야 잔디석까지 입장할 경우 최대 3만명 수용이 가능하다. 2010년 프로경기를 개최할 정도로 시설은 최고다. 오키나와현은 총 68억엔의 공사비를 들여 셀룰러스타디움을 지었고, 공사비 중 70% 정도를 미군 주둔으로 인한 방위성 보조금에서 충당했다.

오키나와에 야구장이 많지만, 셀룰러스타디움은 당장 연고팀을 유치해도 될 정도다. 오키나와현은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를 유치하기 위해 거액을 투자했다. 평소 시민들과 아마추어 팀에 개방되지만, 2월 중순부터 진행되는 요미우리의 2차 전훈에 맞춰 일찌감치 문을 닫고 캠프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

요미우리는 오키나와에 와서 실전을 치른다. 한국과 일본의 프로팀이 상대가 되는데, 이번엔 2007년(베이징올림픽 예선 대비 캠프) 이후 10년 만에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한국대표팀과도 만났다.

한국 WBC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왼쪽)과 요미우리의 다카하시 요시노부 감독이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앞서 기념품을 주고 받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BO
한국 WBC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왼쪽)과 요미우리의 다카하시 요시노부 감독이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앞서 기념품을 주고 받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BO

● 김인식 감독도 긴장한 요미우리전

19일 셀룰러스타디움은 개방된 구역이 꽉 들어찰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약 1만명의 팬들이 찾은 야구장은 아침부터 북적였다. 무료입장이기에 좋은 자리를 잡고, 먼저 진행된 홈팀 요미우리의 훈련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프로 경기라고 해도 될 만큼 경기장 밖에는 팬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준비됐다. 스크린을 통해 요미우리의 지난 시즌 경기 등 영상을 틀고, 각종 구단 용품과 기념품, 그리고 먹을거리까지 장사진을 이뤘다.

경기장 안에서는 셀룰러스타디움을 처음 찾은 김인식 감독의 감탄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야구장이 정말 좋다. 정규경기가 열려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외야가 잔디석이지만, 이외에 그라운드 환경 등이 정말 좋다”며 활짝 웃었다.

대표팀의 첫 연습경기, 김 감독도 긴장감을 내비쳤다. 그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긴장이 된다. 아무리 경기를 많이 해도 막상 오더를 쓸 땐 다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런 긴장감을 풀어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WBC 대표팀 선동열 투수코치가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구장에서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부회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선 코치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호시노 감독 밑에서 주니치 특급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WBC 대표팀 선동열 투수코치가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구장에서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부회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선 코치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호시노 감독 밑에서 주니치 특급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 호시노와 해후한 선동열, 뜨거운 취재열기

경기 전 훈련 때는 라쿠텐 호시노 센이치 부회장이 대표팀 덕아웃을 찾아 선동열 투수코치와 해후했다. 호시노 부회장과 선 코치는 과거 주니치에서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라쿠텐 캠프 격려차 방문한 호시노 부회장이 도쿄로 돌아가는 길에 공항 근처에 있는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그라운드에 있던 선 코치는 호시노 부회장이 손짓을 하자, 한걸음에 내달려와 반갑게 안부를 주고받았다. 선 코치는 “일부러 찾아와주시고 감사하다. 도쿄 라운드에 가면 인사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일본 미디어도 한국대표팀에 큰 관심을 보였다. 경기는 요미우리 중계권을 갖고 있는 스포츠케이블채널에서 생중계됐다. 한국과 일본 미디어는 서로 덕아웃 취재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카메라는 한참 동안 대표팀 훈련 영상을 담았다. 플레이볼 직전, 요미우리의 다카하시 요시노부 감독이 팬들 앞에 직접 서서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하는 이색적인 팬서비스도 있었다.

사카모토 하야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사카모토 하야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日 대표팀 사카모토·고바야시, 나란히 1안타

일본대표팀의 일원이자, 현재 요미우리의 최고 스타인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가 등장할 땐 가장 많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요미우리엔 사카모토 외에도 포수 고바야시 세이지, 투수 스가노 토모유키가 대표팀의 일원이다.

사카모토는 1회 첫 타석에서 대표팀 선발투수 장원준에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3회 1사 1루선 장시환을 상대로 유격수 앞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6회 1사 2·3루 찬스에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고바야시는 첫 타석에서 장원준에게 삼진을 당했으나, 6회엔 선두타자로 나서 차우찬을 상대해 깔끔한 좌전안타를 뽑아 추가점의 물꼬를 텄다.

7회말 2사 2루서 이대호가 대타로 등장하자, 일본 팬들도 이대호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2015년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한 만큼, 익숙한 홈런타자의 등장에 박수를 보냈다. 대표팀 캠프에 합류한지 3일째인 이대호는 토네 치아키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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