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꽃, 김민희②] 김민희·홍상수 3부작은 계속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0일 06시 57분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이 네 번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프랑스 칸에서 세 번째 영화를 촬영 중인 모습. 정진영, 김민희, 홍 감독,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영화제작전원사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이 네 번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프랑스 칸에서 세 번째 영화를 촬영 중인 모습. 정진영, 김민희, 홍 감독,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영화제작전원사
시상식 후 현지서 또다른 영화 촬영
‘클레어의 카메라’도 배우 김민희 삶
홍상수의 뮤즈 ‘김민희스토리’ 관심

배우 김민희의 삶이 곧 영화가 됐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의 성과 때문만은 아니다. 김민희의 ‘현재’와 ‘고민’이 최근 자신이 주연하고 홍상수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에 담기고 있어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그 시작일 뿐이라는 영화계의 시선이 나온다.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과 작업한 영화는 총 네 편. 지난해 1월 촬영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두 번째다. 이어 같은 해 5월 프랑스 칸에서 세 번째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를 찍었다. 두 사람은 19일 베를린 국제영화제 일정을 마쳤지만 곧장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네 번째 영화를 촬영한다.

● 스캔들에 침묵…“영화로 말하겠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불륜 스캔들’ 이후 침묵을 지켰다.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이들과 가까운 영화계 인사들은 ‘영화를 통해 말하려 한다’며 당사자들의 생각을 우회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말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여배우 영희와 영화감독 상원은 실제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이 처한 상황과 관계는 물론 이름까지 노골적으로 빗댄 듯 보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의 관계는 또 다른 영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홍 감독은 이번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이후 작품 안에서 개인적인 발언을 하고 싶어졌다”고 밝히며 자신의 작품 행보를 예고했다. 이 영화는 홍 감독이 2015년 2월 김민희와 촬영한 첫 번째 작품. 결국 김민희와 만남으로 감독은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고 공언한 셈이다.

● 김민희가 찾는 영화제마다 ‘촬영’

3월 국내에서 개봉하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두 사람이 내놓을 작품은 프랑스어 제목으로, 직역하면 ‘클레어의 카메라’(La cam´era de Claire)다. 김민희가 지난해 ‘아가씨’로 칸 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 촬영했고,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도 출연했다.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그날 찍을 분량의 대사를 당일 완성하는 홍상수 감독은 촬영지인 칸 국제영화제의 분위기를 어떤 식으로든 영화에 담았을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클레어의 카메라’는 올해 5월 칸 국제영화제 출품 여부로도 일찌감치 관심을 얻고 있기도 하다.

김민희가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는 여정을 따라 신작 촬영이 병행되는 사실도 눈에 띈다. 지난해엔 칸이었다면 올해는 베를린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시작으로 ‘클레어의 카메라’에 이어 현재 촬영 중인 작품까지, 홍 감독이 설계한 ‘김민희 3부작’이 완성된다는 시각도 있다.

김민희는 수상 기자회견에서 “아침마다 홍상수 감독님께 좋은 글(시나리오)을 받는 것은 굉장히 기쁘고 신나는 일이다”며 “서툴지만 감독의 요구를 최선을 다해 표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완벽한 ‘뮤즈’가 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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