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김인식 감독, 임정우 교체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7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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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 사진|스포츠동아DB
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 사진|스포츠동아DB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70) 감독은 17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 구시카와구장에서 훈련 도중 중대발표를 했다. “임정우(26·LG)를 교체하기로 했다. 임창민(32·NC)이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임정우를 교체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컨디션 저하다. 임정우는 훈련 첫날인 13일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일단 좋아질 때까지 지켜보겠다”며 믿음을 보냈다. 선수의 사기 문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처지였다. 17일 오전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임정우의 교체를 결정했다. KBO 관계자는 “(임정우가) 대회 일정에 맞춰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교체를 결정했다. 임창민은 조만간 대표팀에 합류해 선수단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고 했다.

취재진 앞에 선 김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커브가 주무기인 임정우는 1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속한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타자들을 상대할 때 매우 효과적인 카드였다. 송진우 대표팀 투수코치도 “이스라엘과 네덜란드를 상대로는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던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들을 뽑은 것도 그 이유”라고 했다. 그러나 임정우는 결국 대회를 완주하지 못하고 도중하차하게 됐다. 김 감독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마지막 날인 23일까지는 상태를 지켜보려 했지만, 임창민이 미국(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이라 멀리서 와야 하는 데다 시차적응에 따른 문제도 있다. 빨리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19일 요미우리, 22일 요코하마와 연습경기를 하고 귀국 후에도 25일부터 쿠바, 호주 등과 맞붙어야 한다. 임정우가 지금쯤 전력투구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몸이 아픈 것은 아니지만,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창민은 프리미어 12 대표팀 경험도 있는 선수다. 일단 오키나와로 합류해 이틀이라도 같이 훈련하고 가게 해 달라고 (NC)에 요청했다. 임정우도 23일까지 대표팀과 함께 훈련하고 귀국한다. 대회 끝까지 함께하길 바랐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임정우는 훈련 중인 12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불펜피칭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간 불펜피칭을 하지 않았던 임창용(KIA)과 이대은(경찰야구단)은 17일 하프피칭을 진행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 김 감독은 “임정우 본인도 자꾸 우려 섞인 얘기가 나오니 눈치가 보였던 모양이다. 남은 기간 ‘편안하게 훈련하고 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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