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은행 수익성 좋아” 트럼프의 ‘규제완화’ 반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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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시사… 美언론 “의견 대립 당분간 계속”

“훌륭한 사업을 하는 많은 내 친구들이 숨 막히는 규제들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재앙’이라고 비판해 온 금융규제법 ‘도드-프랭크법’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을 3일 발동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러나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재닛 옐런 의장(사진)은 14일 상원 은행위원회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은행들의) 기업 대출은 건강한 성장세를 보여 왔고 인플레이션을 반영해도 1980년대의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고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어 “미국 소기업 중 기업 운영의 가장 큰 애로점으로 ‘금융규제 때문에 은행으로부터 원하는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단지 4%에 불과하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사실상 정면으로 반박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도드-프랭크법 규제 때문에 미국 은행들의 국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은 맞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지만 옐런 의장은 “유럽의 경쟁 은행들에 비해 미국 은행들이 수익성도 좋고 상대적으로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의 대표적 진보 인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경제정책 담당) 인사들이 내세운 금융규제 완화의 근거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보여 준다”고 맞장구쳤다.

옐런 의장은 이날 “물가상승률이 현재 1.6%지만 목표치인 2%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노동시장도 2010년 초 이래 16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활기를 나타내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너무 느리게 인상하는 것은 현명치 못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금리 인상 시기가 3월이냐, 6월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언제가 될지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지만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3월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경제전문매체 CNN머니 등은 “금리 인상 문제도 ‘고용 창출을 위한 대규모 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과 엇박자를 보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옐런 의장 간 (경제 전반에 대한) 의견 불일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트럼프#옐런#금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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