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전속 요리사 “김정철에게 ‘후계자 되고 싶냐’ 묻자 손사래 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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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15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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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김정남 피살 소식과 함께 15일 주목받고 있는 김정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형이다. 김정일의 첫 아내 성혜림이 김정남을 낳았고 세번재 아내 고용희가 낳은 자식이 김정철·김정은·김여정이다.

김정남과 마찬가지로 김정철도 일찌감치 후계자가 되길 포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88∼2001년 13년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하며 김정일 일가를 지근거리에서 지켜 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65·사진) 씨는 2011년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김정철·김정은 형제의 어린시절에 대해 밝힌 바 있다.

후지모토 씨의 말에 따르면, 김정일은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김정철보다는 나서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적격이라고 여겨왔다.

2000년 8월 원산초대소에서 있었던 김 위원장의 가족여행에 동행했던 후지모토 씨는 당시 김 위원장이 김정철에게 “후계자가 되고 싶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김정철이 손사래를 치며 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김정은에 대해서는 “대장동지가 7세였을 때 내가 일본인이라는 말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옆에서 장군님이 ‘어이, 후지모토 씨야 인사드려야지’라는 말에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다”며 저돌적이면서도 당찬 모습에 일찌감치 ‘간단치 않은 인물’임을 직감했다고 했다.

장남 김정남에 대해서는 “13년 동안 평양에 있으면서 정남 씨는 본 적이 없다. 당과 군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호화로운 파티에는 늘 정철과 대장동지 두 형제뿐이었다. 장남은 일찌감치 후계자 후보에서 밀려난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김정철은 현재 평양에서 김정은 정권에 충성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5일 평양 고위층과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 김정철이 주요 예술단의 공연업무를 기획, 추진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데니스 핼핀 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 전문위원은 김정철이 북한 정권에 충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신변위협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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