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반란…이번엔 크래프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5일 05시 45분


PGA 투어 6년차의 켈리 크래프트가 13일(한국시간) 끝난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저스틴 토마스, 허드슨 스와포드, 존 람 등에 이어 또 다른 무명 돌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PGA 투어 6년차의 켈리 크래프트가 13일(한국시간) 끝난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저스틴 토마스, 허드슨 스와포드, 존 람 등에 이어 또 다른 무명 돌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美 PGA 5년간 80만달러 상금으로 투어 생존
AT&T페블비치 준우승으로 78만달러 벌어

2016∼2017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무명들의 거센 돌풍이 계속되고 있다. 시즌 3승을 거둔 저스틴 토마스를 비롯해 허드슨 스와포드(이상 미국), 존 람(스페인) 등에 이어 켈리 크래프트(미국)가 또 다른 무명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투어 5년차 크래프트에게 부와 명예의 상징인 PGA 투어는 먼 얘기였다. 매년 수천억원의 상금을 놓고 펼쳐지는 PGA 투어에서 크래프트가 지난 6년간 벌어들인 수입은 고작 80만달러(약 9억1000만원)였다. 투어 경비, 캐디피 등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

2012년부터 시작된 크래프트의 투어 인생은 암울했다. 첫해 10경기를 뛰어 2만4994달러(약 28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100만달러(약 11억4000만원) 이상을 버는 선수가 해마다 수십명에 이르렀지만, 크래프트는 그 안에 들지 못했다.

바닥 같은 인생은 5년 동안이나 지속됐다. 2013년부터는 2부인 웹닷컴투어로 내려가 더욱 고된 시간을 버텨야 했다. 3년간 수입을 다 더해봐야 40만달러(약 4억6000만원)가 조금 넘었다. 그나마 2015∼2016년에는 PGA 투어 20경기에 출전해 40만3437달러의 상금을 벌었고, 2016∼2017시즌 PGA 투어 카드를 다시 획득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지난 시즌 페덱스랭킹 125위 이내에 들지 못했던 그는 마지막 시드 확보를 위한 파이널시리즈에서 24위를 차지해 PGA 투어로 다시 올라왔다.

PGA 잔류에는 성공했지만, 기회가 많은 것은 아니었다. PGA 투어는 매대회 조금씩 다른 출전 규정을 두고 있다. 대부분 메이저대회 우승자와 최근 1∼2년간 우승한 선수, 전년도 페덱스랭킹 125위 이내, 그리고 생애 총상금 등의 순으로 결정된다. 웹닷컴투어 또는 퀄리파잉토너먼트를 거쳐 올라온 선수들은 그 다음으로 밀려난다.

경쟁의 연속 속에서 크래프트에게도 조금씩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13일(한국시간) 끝난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조던 스피스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라 긴 무명생활을 조금이나마 청산했다. 상금으로 받은 77만76000달러(약 8억8500만원)는 지난 6년 동안 그가 벌어들인 수입에 버금간다.

돈도 돈이지만, 투어를 안정적으로 뛸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3년 연속 PGA 투어 잔류가 희망적이다. 준우승으로 페덱스포인트 300점을 획득해 지난주 105위에서 단숨에 20위(393점)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기준 450점 이상이면 125위 이내에 들 가능성이 높다. 남은 대회에서 톱25 이내에 2번만 들어도 시드를 획득할 확률이 높다. 크래프트는 1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제네시스오픈(AT&T 준우승으로 출전권 획득)에서 또 다시 무명 돌풍에 도전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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